[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15년 핵협정을 이끈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 이어 협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외무장관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으면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CNN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자리프 장관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 기업, 금융기관 등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오는 9월 유엔(UN)총회 참석을 위한 뉴욕 방문 등의 경우 사례별로 비자 발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재무부는 자리프 장관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이란의 도발행동을 실행해왔기 때문이라고 이번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재무부는 한달 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자리프 장관도 며칠 내로 제재하겠다고 밝혔었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제재가 경제적 타격을 노린 것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노선을 재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제재 실행 시기가 늦어진 이유도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과 협상을 오가는 과정이라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자리프 장관은 2015년 이란 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유엔회의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거나 외신들과 공식 인터뷰를 하는 등의 역할을 맡고 있어 양국간 대화가 성사될 경우 공식 채널이 될 것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자리프 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이 나를 지정한 이유는 내가 전 세계에서 이란의 핵심 대변인이기 때문"이라며 "진실이 그렇게 고통스럽냐"고 되물었다. 그는 "나는 이란 외 나라에 어떤 재산도 이해관계도 없기 때문에 나와 내 가족에겐 (이번 제재로) 아무런 영향도 없다"며 "당신들의 어젠다에 나를 큰 위협으로 간주해줘서 고맙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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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란의 대외협상창구이자 온건파인 자리프 장관이 힘을 잃으면서 이란 내 강경ㆍ보수파가 전면에 나서고 양국 대화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CNN은 "(이번 제재가) 이란과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극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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