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성장 신진 브랜드…'등용문' 올리브영서 이뤄진 K뷰티 세대교체

올리브영 명동본점이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K-뷰티(화장품 한류)를 주도하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 약진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 올리브영에서 K-뷰티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K뷰티 선봉장이었던 로드숍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신진 브랜드들이 속속 시장에 안착하며 '차세대 K뷰티'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29일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최근 올리브영에서 차세대 K뷰티로 떠오르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브랜드는 '웰라쥬'다. 히알루론산을 동결 건조한 고농축 에센스인 '리얼히알루로닉 바이오캡슐&블루솔루션 원데이키트'가 대표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올리브영에서 최근 4개월(3~6월)간 브랜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배 이상 상승했다.

무엇보다도 웰라쥬는 병에 담긴 형태가 아닌, 캡슐이라는 독특한 제형을 내세워 올 상반기 '캡슐 에센스' 인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필수 쇼핑 목록에도 새 바람이 불었다. 지난 1~6월 올리브영 명동본점의 중국인 관광객 매출을 살펴본 결과, 웰라쥬의 대표 제품이 매출액 기준 톱 4위에 이름을 올리며 K뷰티 대표 상품인 마스크팩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름 시즌 '붙이는 네일' 열풍을 이끌고 있는 브랜드 '젤라또팩토리'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편리한 사용법과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가성비 좋은 셀프 네일을 연출할 수 있는 스티커 형태의 네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각광을 받으면서 지난 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

올리브영에서 단일 상품으로 히트를 친 후 타 제품 및 카테고리에 진출하며 외형 확장에 나선 브랜드도 있다. 올리브영 입점 1년여 만에 저자극 선크림으로 '2018 올리브영 H&B 어워드' 선크림 부분 톱 3위에 이름을 올린 브랜드 '셀퓨전씨'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이 브랜드는 선크림 인기에 힘입어 에센스, 크림, 마스크팩 등을 출시하며 기초 화장품 종합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급변하는 뷰티 트렌드에 발맞춰 올해 신상품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화장품업계의 대-중기 상생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즐거운 동행'을 활성화하며 상품 컨설팅뿐만 아니라 판로를 지원하고, 마케팅을 통한 실질적인 매출 증대까지 적극 돕는다는 방침이다. 올리브영이 즐거운 동행을 통해 새롭게 발굴한 중소기업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42개다. 취급 상품 수는 출범 시기인 2016년 5월과 비교해 26배 증가한 370개에 이른다.

지난 4월 올리브영은 서울산업진흥원의 서울유통센터와 함께 올해 첫 '즐거운동행 입점품평회'를 개최했다. 입점 품평회 외에도 지자체나 공공기관과 업무 협약을 맺고 다양한 경로로 중소기업을 추천 받으며 발굴 기회를 올해부터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브랜드력이 약한 중소기업 상품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즐거운 동행 상품전'을 개최하는 등 프로모션도 강화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판로 지원만이 아닌 전방위적 멘토링을 통해 K뷰티 산업의 선진화를 이끌어가는 중소 브랜드 육성을 적극 도울 것"이라며 "유망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궁극적으로 화장품 산업 생태계의 건강한 성장을 이끄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