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낮은 日서 20~30대 빚 급증…집 사느라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일본에서 20~30대 젊은 세대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 채무잔고는 통계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으로 주택을 구입한 젊은 세대가 늘어나며 대출 규모도 커진 것이다. 다만 대출 부담으로 인해 이들의 소비지출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이 2인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계조사 결과 세대주가 30~39세인 가구의 부채는 2018년을 기준으로 1329만엔(약 1억3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높은 금액이자 1.8배에 달하는 규모다. 29세 이하가 세대주인 가구의 부채(675만엔)도 2002년 대비 2.7배 늘어났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조사에서도 30대의 자가소유 비율은 2015년 기준 52.3%로 15년전인 2000년(46.6%) 대비 확대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대의 주택 및 아파트 매매가 활발하다"며 "저금리로 인해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것보다 주택을 구입하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젊은 가구들의 주택 매입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매체가 예로 든 한 30대 여성 회사원 역시 연내 회사사택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같은 조건의 주택을 임대할 경우 드는 부담액과 비교할 때 주택융자를 받아 사거나 짓는 편이 대략 월 10만엔(약 100만원) 정도 적게 든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일하는 동안 주택대출을 다 갚을 수 있다"며 퇴직 후 처분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50대와 비교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50대가 세대주인 가구의 부채는 2002년과 비교했을 때 보합세였다. 일본종합연구소 관계자는 "자가소유 비율 상승은 젊은 층에서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저금리정책으로 인한 주택융자 금리저하로 구입결정을 쉽게 내리게 된 요인 외에 다른 이유도 있다. 먼저 기업이 사택이나 주택 임대보조금을 줄였기 때문이다. 게이단렌에 따르면 기업의 주택관련 복리후생비는 2017년 종업원 1인당 월 1만1436엔으로 집계됐다. 피크이던 1996년에 비해 30% 줄어든 규모다. 적은 비용으로 임대주택에 살면서 저축할 기회가 줄어들자 주택구입 결정을 내리는 시기가 앞당겨진 셈이다.
호시노 다쿠야 다이이치(第一)생명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이 계속돼 도심의 부동산은 값이 내리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구입을 결정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도내 한 타워 맨션의 영업담당 직원은 "도심 순환전철인 야마노테(山手)선 안쪽은 값이 내리기 어렵다"는 걸 내세워 구입을 권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반면 빚을 지게 된 젊은 세대가 일상생활의 소비는 절약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내각부는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소비성향에 대해 "젊은 층은 낮아지는 경향"이라고 밝히며 그 이유로 주택대출에 따른 지출 여력 저하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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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책투자은행이 총무성의 전국소비실태조사를 바탕으로 2인 이상 근로자 가구를 분석한 결과, 1999년에는 주택담보 대출을 갖고 있는 가구의 소비지출이 그렇지 않은 가구를 웃돌았지만, 2004년 역전했다. 2014년에는 대출이 있는 가구의 소비가 월 31만3000엔, 대출이 없는 가구의 소비는 33만1000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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