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커피전쟁' 개막…아이스커피 410원에 팔고 친환경 원두 도입(종합)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여름을 맞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시원한 마실거리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편의점들이 원두커피 경쟁에 나섰다. 특히 7월은 대표적인 여름 성수기로, 업계 최저가 수준인 41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등장하며 저가 경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아이스 아메리카노 저가 경쟁을 이끌고 있는 건 GS25다. BC 페이북과 손잡고 7~8월 두 달간 카페25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410원에 판매하기로 한 것. 커피전문점 대비 10% 수준의 가격인데다, 편의점 업계 내에서도 역대 최저다. 과거 이마트24가 창립 1주년을 맞아 일시적으로 아메리카노를 500원에 판매하기도 했지만, GS25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것.

GS25는 앞서 7월 한 달 동안 카페25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30잔을 2만5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구독경제 서비스 상품까지 내놓았다. 잔당 833원꼴로 정가의 절반 수준이다. 이렇게 되자 CU도 내부적으로 커피 구독경제 서비스 상품을 검토하는 등 저가 마케팅에 대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달 중 즉석 원두커피를 점심시간(11시~오후 1시)에 구매시 삼성카드로 결제할 경우 500원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CU는 앞서 자사의 원두커피인 '겟(GET) 커피'에 일반 원두 대비 가격이 10% 높은 친환경 원두를 도입하면서도 커피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가격 경쟁력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바리스타 상주 매장 등 커피 전문 매장까지 도입할 정도로 원두커피에 공을 들이는 이마트24도 새롭게 가격 할인 마케팅을 도입했다. 이달 중 신세계포인트 결제 시, 이프레소 핫아메리카노를 500원에 해당하는 500포인트로 구입할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하는 것. 기존 정가(1000원) 대비 50% 저렴하다. 신세계포인트만 있으면 횟수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하다.

이처럼 편의점 업계가 가격 경쟁에 나서는 것은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수도 있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미끼 상품' 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격대가 1000원 안팎인 편의점 커피는 원재료와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거의 수익이 남지 않는 '박리다매' 상품으로, 이보다 더 낮은 가격대에 판매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 추가 상품 구매나 커피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디저트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커피를 미끼 상품으로 저렴하게 팔 수 있는 이유다.

이밖에도 미니스톱은 즉석 원두커피에 사용되는 원두를 새롭게 개발한 '그린 에스프레소 블렌드'로 교체한다. 브라질 원두와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케냐 원두를 블렌딩해 풍부한 커피향과 함께 부드럽게 올라오는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RA)' 인증 농장의 원두를 사용한 친환경 커피 제품이다. 세븐일레븐은 아이스 카페라떼, 아이스 카라멜 라떼 등 아이스커피 라인업을 강화했다.

다만, 편의점 커피는 이미 가격대가 유통업계 최저 수준인 만큼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소비자 유인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커피는 이미 잔당 1000원~1500원 수준으로, 할인 때문에 굳이 편의점 커피를 사 먹으려는 수요는 많지 않다"며 "특정 금융 플랫폼 한정으로 진행하는 마케팅이라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