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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집] 원룸ㆍ소형 다가구주택 살 땐 임차권등기 확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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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바뀌어도 보증금 보장하는 제도
명도과정에서 어려움 겪을 가능성 커
'교통정리'만 잘하면 투자수익금 '껑충'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검토하던 나경매(가명) 씨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근린주택이 경매로 나온 것을 발견하고 현장조사에 나섰다. 신림역에서 가까운 데다 대로에 인접한 6층 높이의 건물이 번듯해 보였다. 내부 구조를 살펴보니 1층은 로비와 공동휴게실·세탁실에 원룸이 하나 있고, 2~6층은 층마다 6개의 원룸으로 구성돼 있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들러 시세를 알아보니 원룸 하나당 보증금이 4000만~4500만원 수준이었다. 해당 물건의 감정가는 12억5000만원. 보증금을 4000만원씩만 받아도 총 12억4000만원이어서 감정가와 진배없었다. 기존 세입자가 많아 명도 과정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데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염려가 되긴 했지만 세를 놓아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으리란 기대에 나 씨는 감정가보다 1억2000만원을 더 써내 낙찰을 받았다.

얼마 뒤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건물을 찾아가 세입자를 만나 보니 임차인들이 담합해 나 씨에게 보증금 전액을 요구하며 방을 뺄 수 없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나 씨는 해당 임차인들의 보증금이 소액이어서 임대차보호법상 최우선변제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임차권등기를 간과했던 것이다. 임차권등기가 돼 있는 집에 전입한 임차인은 최우선변제 대상이 되지 않는데 나 씨는 이런 사실을 몰랐다. 결국 나 씨는 임차권등기 이후에 전입한 임차인 3명에게 울며 겨자먹기로 각각 이사비 300만원씩을 줘야 했다. 전용면적 20㎡ 남짓한 원룸의 이사비 치고는 큰 대가를 치른 셈이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주목 받고 있는 원룸이나 소형 다가구주택 경매에 참여할 때 첫 번째로 살펴야 할 사항은 임차권등기 여부다. 등기부등본에 임차권등기가 돼 있다면 명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차권등기란 임대계약이 종료됐지만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임차인이 이사를 가야 하는 경우 대항력을 유지하기 위해 등기하는 것이다.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임차인이 기존 주인에게 건넨 보증금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대항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사를 가면 전입신고를 해야 하고 이 경우 전에 살던 집에서 전출돼 대항력을 상실하게 된다. 대항력이 없어지면 새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요구할 권한도 없어진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임차권등기다. 주인의 동의가 없어도 임차인이 법원에 신청하면 법원이 명령을 통해 임차권이 등재된다.

이렇게 임차권등기가 된 집에 전입한 임차인은 보증금이 소액이어도 최우선변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 최우선변제는 임차한 집에 경매나 공매로 넘어갈 때 임차인의 보증금이 법에서 정한 금액보다 적은 경우 다른 채권자들보다 우선해서 배당을 받도록 해주는 제도다. 서울에서는 최고 3700만원까지 최우선변제금을 받을 수 있다.


임차권등기가 된 원룸 건물 경매에 참여하는 경우 임차권등기 이후 전입한 세입자가 있는지 미리 확인해 명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입찰가에 반영하는 게 좋다. 그래야 예상 밖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도움말=지지옥션>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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