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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사전] SNEP - 가족 속에 은둔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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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일본 내 사회적 문제가 된 히키코모리가 중장년이 됨에 따라 이들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와 범죄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 = 가사 컨설턴트 야노 키쿠코 씨 제공

1980년대 일본 내 사회적 문제가 된 히키코모리가 중장년이 됨에 따라 이들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와 범죄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사진 = 가사 컨설턴트 야노 키쿠코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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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지난달 1일 일본 도쿄 네리마구의 한 주택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오후 3시 30분께 경찰에 걸려온 전화, “아들을 찔렀다”는 자백에 즉시 현장 출동한 경찰이 검거한 범인은 전 일본 농림수산성 차관을 지낸 구마자와 히데아키(76) 였다. 도쿄대 법학부 졸업 후 농림수산성에 입직한 뒤 차관까지 지냈고, 퇴직 후엔 체코대사를 역임한 전설적 행정가인 그는 왜 아들을 죽인 것일까? 구마자와가 행정가로 승승장구하던 1980년대 말, 그의 장남은 도쿄 유명 사립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으나 이지메로 등교를 거부한 뒤 가족에게 폭력을 일삼았다. 대학 진학 후 독립하는가 싶던 아들은 이내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그때부터 부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일체의 바깥출입을 삼가며 게임만 계속하던 아들은 어느 날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회로 소음이 계속되자 “시끄럽다, 죽여버리겠다”며 난동을 부렸고, 아들이 범죄를 저지를까 공포에 휩싸인 구마자와는 결국 부엌에 있던 식칼로 아들을 찔러 죽인 뒤 스스로 경찰에 전화해 자수했다.


SNEP는 Solitary Non-Employed Persons의 약자로 20세 이상, 60세 미만의 노동 가능 인구 중 학생이 아니면서 미혼 상태로 가족 이외의 사회적 관계를 차단하고 은둔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일본에서 언급되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유사하지만, 직업적 측면이 강조된 말로 고립무직자로도 칭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중장년 히키코모리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다양한 경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 지난 5월에는 51세 히키코모리 남성이 가와사키 인근 초등학교에서 흉기를 휘둘러 6학년 학생 한 명과 학부모 한 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히키코모리 실태 조사에 따르면 40~64세 히키코모리 인구는 61만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 히키코모리 자녀를 부양하던 70~80대 부모가 점차 사망함에 따라 당분간 고립무직자로 인한 일본 내 사회적 문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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