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혁신은 '편견깨기'에서 시작" '큰 머리' 피규어로 기업가치 1.4조원

최종수정 2019.07.01 07:38 기사입력 2019.07.01 06:30

댓글쓰기

[히든業스토리]버블헤드 피규어 '펀코팝'으로 연 매출 7000억원
마블·DC·디즈니 영화부터 대통령·여왕·가수까지 모두 '피규어화'
펀코팝 시리즈만 모으는 '마니아' 등장...한정판 피규어 250만원 호가

"혁신은 '편견깨기'에서 시작" '큰 머리' 피규어로 기업가치 1.4조원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미국 피규어 제작회사 '펀코(Funko)'는 버블헤드(Bubblehead, 까딱거리는 머리) 피규어의 대명사로 불린다. 피규어는 캐릭터들을 실물처럼 정교하게 축소·제작해야 한다는 기존의 편견을 깨고 펀코는 흔들리는 커다란 머리에 점 같은 눈이 그려진 이등신 피규어 '펀코 팝(Funko pop)' 시리즈로만 연간 6억2000만 달러(약 71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펀코는 티셔츠 디자이너였던 마이크 베커(Mike Becker)가 지난 1998년 설립한 피규어 제작사다. 당시 마이크 베커는 밥스 빅보이(Bob's Big boy)라는 레스토랑 체인점의 마스코트를 좋아했는데, 매장 수가 적어지면서 밥스 빅보이 피규어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직접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펀코를 설립했다. 이미 피규어 시장이 포화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설립 초기에는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2005년 친구였던 브라이언 마리오티(Brian Mariotti)에 매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방탄소년단 펀코팝 피규어

방탄소년단 펀코팝 피규어


영화부터 대통령까지…제품 라인업만 1만3000여 종

브라이언 마리오티는 가장 먼저 피규어 라이선스 라인을 확장했다. 거의 구멍가게에 불과했던 펀코가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베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 DC 코믹스 캐릭터들로 펀코 팝 피규어를 만들면서부터다. 처음에는 실물을 반영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생긴 피규어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왕좌의 게임과 워킹데드 등 드라마 캐릭터까지 제작하면서 펀코팝 피규어가 인기를 끌었다.

제품 라인업은 점점 더 확대됐다. 마블, 디즈니, 스타워즈, 해리포터 등은 물론 켈로그 시리얼의 호랑이나 하겐다즈를 운영하는 제너럴밀스 캐릭터 등 브랜드 마스코트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전설적인 록밴드 퀸, 최근에는 방탄소년단 피규어까지 제작했다. 지난해까지 펀코에서 출시한 펀코팝 라인은 1만 3642종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제품들이 출시가 가능했던 건 피규어가 제품으로 출시되기까지 단 2달이면 된다. 일반적으로 장난감 회사들이 한 피규어를 출시하려면 최대 6개월이 걸리는데, 펀코는 이를 약 3분의 1로 줄인 것이다. 때문에 영화의 인기나 드라마의 인기가 가시기 전에 출시해 흥행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출처=유튜브 캡처]

[출처=유튜브 캡처]


'펀코팝 마니아'의 등장

펀코팝 시리즈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펀코팝을 모으는 마니아도 등장했다. 한두 개 사던 것이 열 개가 되고 실제로 1000개 이상을 모은 마니아도 있었다. '펀코팝 중독(Funko Pop Addiction)'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이런 인기 때문에 웃돈을 얹어 펀코팝 피규어를 사는 풍경까지 벌어졌다. 펀코는 간혹 펀코팝 한정판을 출시하는데 같은 캐릭터를 사더라도 의상과 포즈가 모두 다르다. 한정판이 출시되는 날에는 피규어를 사기 위해 모인 마니아들이 밤새 줄을 서기도 한다.

또 보통 펀코팝 피규어 가격이 15~20달러(약 1만7000~2만3000원)인데 인기 한정판 피규어의 경우 최대 2000달러(약 231만원)까지 거래된다. 실제로 2010년 제작된 '그린랜턴' 피규어는 2200달러(약 254만원), 2013년에 48개만 제작된 '아기코끼리 덤보'는 1260달러(약 145만원)에 거래됐다. 일부 한정판은 '부르는 게 값'인 피규어들도 있다.


인기에 힘입어 펀코는 지난 2017년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당시 주당 12달러에 상장됐다가 토이저러스 등 장난감 회사들의 불황에 펀코도 주당 7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성장한 6억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올해 매출이 7억4000만 달러(약 855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나오면서 현재는 주당 25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12억3200만 달러(약 1조4235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