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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투(夏鬪)' 시동 건 현대차 노조…이사회 임원 추천권까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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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지난해보다 높은 인금인상안 제시
올해도 노사갈등 불가피 예고…글로벌 車업계 구조조정 역행
르노삼성·한국GM, 노사갈등에 내수판매 급감
노사관계 악화 땐 내수 판매 악영향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8일 울산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 확정을 위한 임시대의원회의를 개최했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노조 대의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8일 울산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 확정을 위한 임시대의원회의를 개최했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노조 대의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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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김지희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사측에 제시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본격적인 '하투(夏鬪)' 계절을 맞았다. 현대차의 임단협 교섭은 금속노조 산하 기업 노조의 '투쟁 기상도'를 확인할 바로미터 격으로, 현대차 노조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강도 높은 요구안과 투쟁을 예고하면서 험난한 하투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 현대차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에는 ▲기본급 12만3526원(호봉 승급분 제외)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정년 최대 64세 연장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사회 1인을 노조가 추천하는 인사로 임명하고 미래 친환경차 생산 물량을 국내 공장으로 우선 배치하라는 조항도 포함됐다. '현대판 음서제'로 비난받았던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 직계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은 삭제하되 산재 사망에 따른 유가족 우선 채용 조항을 새롭게 넣었다.

'하투(夏鬪)' 시동 건 현대차 노조…이사회 임원 추천권까지 요구 원본보기 아이콘

◆ 현실감 떨어지는 노조, 올해도 노사 갈등 불가피=현대차 노조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포함한 다양한 임단협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올해도 사측과의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현대차 노사 관계는 대한민국 노사 관계를 가늠하는 투쟁의 장으로 노동계와 정계, 재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며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현대차 노조 요구안의 주요 골자는 정년 연장,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노동이사제 도입 등으로 압축된다. 기본급 인상과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금 지급 요구는 매년 되풀이하는 사측과의 협상 카드용이다.


노조가 요구한 노동이사제는 이사회 임원 중 1명의 추천권을 노조가 갖는 제도다. 노조가 추천한 인사가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해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회사 경영에 반영하는 기능을 하는 취지이나 경영권 간섭이나 침해 우려가 더 큰 게 현실이다. 기아차 노조가 실패한 정년 연장 가능성도 낮아 보이지만 다른 대기업에 비하면 요구 자체가 무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노조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으로 노동력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년으로 줄어드는 인원 1만명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행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 연도'로 수정하면 최대 64세로 정년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전 세계적인 자동차 수요 감소 추세 속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분위기와는 역행하는 행보다.



◆ 르노삼성ㆍ한국GM, 노사 관계 악화로 '후진 기어'=올해 들어 현대차 실적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자마자 노조가 기본급 및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경쟁사의 실적 악화로 인한 '착시효과'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노조의 몽니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르노삼성 등 경쟁사의 내수 판매 급감의 반사 이익을 누렸다는 것이다.


국내시장에서 자동차 업체의 노사 관계는 내수 판매와 직결된다. 지난해 임단협을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채 파업을 강행 중인 르노삼성은 수출 물량이 반 토막 났을 뿐 아니라 내수 판매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강 대 강' 대치 중인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달과 이달 초 사흘 간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한국GM 노조는 신설법인 노조 지위 승계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파업권까지 확보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지만 올해 임단협 교섭 일정까지 겹치면서 노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집중교섭으로 의견차를 좁혔으나 합의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한국GM 역시 올해 1~4월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9%가량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관계가 악화되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과거 쌍용차의 사례나 현재 르노삼성의 판매 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현대차 실적은 팰리세이드ㆍ신형 쏘나타 등 신차 인기에 힘입어 'V자 반등'의 초입에 들어섰다. 하지만 글로벌 판매 실적은 여전히 저조하다. 1분기 현대차 글로벌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102만1377대를 기록했다. 내수에서는 8.7% 늘었지만 해외시장에서 4.9% 줄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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