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투자·고용 모두 최악…금융위기 때로 회귀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집권 2년 차에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고수한 문재인 정부 2년 경제 성적표는 참담하다. 투자 심리는 차갑게 식어 설비투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수준으로 추락했고 지난해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1%대에 그쳐 2000년대로 회귀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감소율 자체는 둔화됐지만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소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경제 지표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형국이다. 미ㆍ중 무역갈등, 전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까지 겹쳐 우리 경제에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비'빼고…경제 지표 줄줄이 하락= 7일 통계청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인 올 1분기 전산업생산은 광공업 생산(-2.1%)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무려 19.5%나 줄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제조업평균가동률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수준으로 추락했다. 1분기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9%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생산능력이 감소했음에도 가동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제조업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수출도 꺾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48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7%)부터 5개월째 감소세다. 정부는 수출 물량 자체는 늘고 있어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의 수출 단가가 받쳐준다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전체로 봐도 각종 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뒷걸음쳤다. 지난해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1%에 그쳐 2000년 지수 작성 이래 가장 수치가 낮았다. 광공업 생산은 2017년 1.9%에서 지난해 0.3%로 1.6%포인트 줄었다. 이 역시 2015년(-0.7%) 이후 최저였다.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4.2% 줄어 2009년(-9.6%)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을 2년째 밀어붙이면서 소득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소득의 주수입원인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아이러니도 벌어졌다. 2018년 연간으론 신규 취업자가 9만7000명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9년 만에 최저다. 그나마 올 들어 2~3월 신규 취업자수 증가 폭이 2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정부의 일자리 정책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물경제 부진→금융으로 전이"= 경제 성장률도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빴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소비, 정부지출, 투자, 수출 등의 위축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0.3%)을 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소득을 끌어올려 경제 전반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2년 가까이 추진했지만 고용ㆍ투자ㆍ전산업생산ㆍGDP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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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실물경제 부진이 금융으로까지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을 보면 국민은행은 0.24%로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하나은행은 0.41%로 전 분기 대비 0.10%포인트 올랐다. 농협은행은 0.41%로 0.02%포인트 내려갔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0.04%포인트 올랐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기 악화로 인한 매출 감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으로 문을 닫거나 빚을 못 갚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은행권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고 부동산 담보 가치가 떨어지는 등 실물경제 위험이 금융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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