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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와의 전쟁 선포한 호주, '200만' 살처분 계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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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부터 들어온 야생고양이, 생태계 파괴 주범 낙인
이미 생태계 한 축이 된 상황에서 별 성과 없다는 반박도


호주 전역의 야생고양이들로 인해 하루 평균 100만마리의 야생조류와 170만마리의 파충류가 사라진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호주정부가 2020년까지 야생고양이 200만마리를 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사진=연합뉴스)

호주 전역의 야생고양이들로 인해 하루 평균 100만마리의 야생조류와 170만마리의 파충류가 사라진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호주정부가 2020년까지 야생고양이 200만마리를 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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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호주정부가 야생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해 호주 전역에서 200만 마리를 살처분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야생고양이를 사살하는 사람들에게 포상금까지 주겠다 나설 정도로 호주에서 야생고양이는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 야생고양이 박멸이 전체 생태계 보존에 큰 효과를 불러오지 못할 것이란 반론과 함께 결과적으로 인간의 잘못을 고양이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란 비난도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에 의하면, 호주정부는 최근 야생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20년까지 야생고양이 200만 마리를 살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주 전체의 야생고양이 숫자는 최대 600만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퀸즐랜드 주 등 일부지역에서는 야생고양이 한마리를 사살할 때마다 10호주달러, 우리돈 약 8000원의 포상금까지 걸었다.

호주정부가 이처럼 야생고양이 박멸정책을 펴게 된 이유는 야생고양이들이 호주 토종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 위험요소라 인식되기 때문이다. 호주 환경에너지부에 의하면, 야생고양이들은 17세기 유럽인들과 함께 호주 땅에 들어온 이후 소형포유류 20종을 멸종위기로 몰아넣었으며, 현재 호주 전역에서 매일 100만 마리에 이르는 야생 조류와 170만 마리의 파충류를 사냥해 죽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나라에서도 고양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많이 보고되지만 유독 호주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호주 생태계의 특이성 때문이다. 이곳에는 다른 대륙에는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는 포유류나 조류가 많다. 호주에 사는 포유류의 80%, 조류의 45%는 지구상 다른 곳에 없으며 이는 곧 호주에서 이들이 멸종되면 지구상에서 아예 멸종된다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호주정부는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한 야생고양이 박멸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옆나라 뉴질랜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아예 반려묘도 규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의 상징이자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키위새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가 고양이로 알려지면서 반려묘 규제 움직임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난 400년 이상 시간동안 호주 생태계 내에 정착해버린 야생고양이를 박멸하는 것은 또다른 생태계 파괴일 뿐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팀 도허티 호주 디킨대 교수는 200만 마리란 숫자 자체도 정확치 않은 부풀려진 통계인데다 생태계 파괴의 주범은 고양이가 아니라 도시화나 벌목, 채굴 등에 따른 서식지 감소인데 고양이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불공평한 일이라 반박했다. 그럼에도 호주정부의 정책의지가 강경해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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