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채권 '대박 예감'…85조원 몰려 (종합)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글로벌 자금 블랙홀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사상 첫 달러표시 채권 발행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주요 국가들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유망한 투자처를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발행 규모의 7배가 넘는 자금이 쏠리면서 아람코 채권가격은 사우디 국채보다도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아람코가 발행하는 약 100억달러 규모 회사채에 투자하겠다고 몰린 돈이 750억달러(약 85조7200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에 몰린 자금이 600억달러라고 전했다. 아람코가 발행하기로 한 채권 규모에 비하면 투자하겠다고 덤벼드는 돈이 최소 6배 이상 몰린 것이다. 아람코는 6개 종류의 채권을 발행하는데, 만기도 3년부터 30년 만기까지 다양하다. 채권 발행은 9일 오후 마감될 예정이다.
아람코의 채권 발행 소식이 처음 전해진 것은 지난해 7월 말이다. 당시만 해도 사우디 정부의 재정적자 등을 감안했을 때 아람코 채권이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10월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등 내로라하는 CEO들은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국제 투자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 불참했다. 사우디 정부에 대한 일종의 보이콧으로, 카슈끄지 사태 때문에 아람코 채권발행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예측도 많았다. 지난해 말부터 세계 경기침체 경고가 잇따라 나오며 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도 부정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아람코가 수익을 공개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아람코는 지난 1일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순이익 1111억달러(약 126조2500억원)를 거뒀다고 밝혔다. 전 세계 기업 중 가장 큰 이익이다. 순이익 기준으로 각각 2위, 3위 기업인 애플(594억달러)과 중국공상은행(452억달러)의 순이익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유가가 지난해 말 배럴당 50달러 수준에서 70달러 수준까지 상승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아람코는 투자자들에게 "국영 기업이 아니었다면 신용등급도 최고 수준인 'AAA'를 받을 수 있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무디스와 피치는 아람코의 신용등급을 각각 'A1' 'A+'를 부여했다.
세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도 아람코 채권이 매력적인 이유다. 지난해만큼 증시가 오르지는 않고 있는 데다, 장기화되는 저금리 기조로 투자자들은 수익성에 목말라 있다. 안정적인 신용등급과 세계 최고 수익성을 갖춘 기업에 투자금이 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국유 기업의 채권이 해당국가의 채권보다 수익률이 낮은 것은 매우 드문 일로, 그만큼 투자자들의 강력한 수요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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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람코는 이번 채권발행을 통해 중동 최대 석유화학기업 사빅(SABIC)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아람코는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보유한 석유화학업체 사빅의 지분 70%를 인수하고, PIF는 확보한 자금을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가 추진하는 경제 개혁 어젠다인 '비전 2030' 실행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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