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미어=겨울 옷' 공식 깨진다…가격 낮춰 여심 흔들어(종합)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캐시미어=겨울 옷'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가을ㆍ겨울 패션으로 여겨졌던 캐시미어가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들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백화점의 자체 캐시미어 브랜드 델라라나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매출신장률이 47.2%를 기록중이다. 특히 기온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이달 들어 매출이 80.5%까지 늘었다.

가볍지만 부드럽고 뛰어난 보온성을 가진 캐시미어의 봄 수요가 많지만 소재의 비싼 가격이 단점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이 2016년 론칭한 델라라나는 이탈리아에서 가공된 고급 원사를 직접 수입ㆍ사용하지만 신세계가 상품기획·디자인·제작·판매·브랜딩까지 전 과정을 맡아 중간 유통 단계를 줄였다. 이에 따라 백화점 캐시미어 제품의 절반 수준인 40만~60만원대까지 가격을 내렸다.

특히 기존 캐시미어 상품의 경우 기본적인 베이지, 회색, 네이비가 주를 이뤘지만 올해는 노란색, 하늘색과 같이 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색을 추가했으며 우븐(직물) 소재의 트렌치코트도 새롭게 선보여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봄철 매출이 캐시미어의 성수기 가을ㆍ겨울 매출도 넘어섰다. 지난해 10~12월 델라라나 매출은 30.7% 신장이었지만 봄 상품이 본격 출시되기 시작하는 올 1월 이후 매출 신장률은 47.2%로 가을ㆍ겨울 성수기 시즌을 넘어섰다.

롯데홈쇼핑은 독일 패션브랜드 '라우렐'을 단독론칭하면서 '이태리 캐시미어 울 원피스+숄가디건 세트'를 내놨다. 캐시미어와 울을 혼방해 가격을 낮췄고 차콜, 블루, 베이지, 페일 핑크와 같은 고급스러운 색상을 선보여 간절기 패션으로 인기를 끌었다.

라우렐은 명품 패션 그룹 에스까다의 창업주 볼프강 레이가 1978년 출시한 브랜드로, 전세계 30여 개국에서 280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고급스러우면서 실용적인 스타일로 유럽의 40, 50대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라우렐을 통해 지난해 패션 매출에서 30%였던 단독 브랜드 비중을 올해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CJ ENM오쇼핑부문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글로벌 본사와 손잡고 '칼 라거펠트 파리스' 브랜드를 론칭하고 캐시미어니트를 비롯해 트렌치코트, 실크슬랙스 등의 제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 ENM오쇼핑부문은 앞서 몽골 최대 캐시미어 브랜드 '고비'에 이어 '고요' 본사와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고요는 몽골 최대 캐시미어 브랜드 '고비'를 운영하는 타방복드 그룹이 2017년 인수한 브랜드로, 몽골 캐시미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