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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차등의결권 꺼내든 與...지지율 하락에 '親기업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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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비판 고조되자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선회
민주당, 시민단체·당내 거센 반발에도 가속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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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변화하고 있다. 민주당의 기반인 진보진영에서 '금기어'처럼 취급됐던 기업의 가업승계와 차등의결권 도입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로 급선회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셈이다.


민주당 소속 정성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21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토론회 '중소기업 가업승계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되야 하는가'에서 "올해는 반드시 가업상속공제 제도 개편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적기"라면서 "이르면 다음달 중에 정부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가업상속공제의 사후관리요건이나 일부 사전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점에 대해서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같은날 오전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차등의결권 도입 문제 진단 및 지배구조 개선 상법 개정 모색 토론회'에 예정에 없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차등의결권이 혁신성장, 창업이 어려운 분위기에서 창업에 대한 좀 더 확실한 보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논란이 많지만 도입은 하되 부작용은 최소화할수있는 최소한의 장치들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토론회를 주최한 채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벤처기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벤처자금을 대주는 정부 탓"이라면서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토론회 초청 명단에도 없던 김 의원의 등장은 차등의결권에 대한 의견이 부정적으로 흐르는 것에 대비한 구원투수 역할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이같은 민주당의 움직임을 놓고 당내는 물론 경제개혁연대ㆍ경실련ㆍ민변ㆍ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거센 상황이다. 가업승계와 관련해서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가업승계공제 대상 기업 요건을 '현행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소ㆍ중견기업에서 '매출액 2000억원 미만'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유 의원은 발의 이유로 "가업상속제도 완화가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표적인 진보진영 학계 인사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재벌개혁운동본부장)는 민주당의 벤처차등의결권 도입 움직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박 교수는 "국내 벤처환경상 자율규제가 사실상 어렵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도외시하고 외국사례를 들먹이는 것은 '정치적인 음모'라고밖에 볼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내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가업승계공제 요건 완화,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도입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업승계공제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상속세법 개정안이 2~3월 2개월사이에만 총 5건이 발의됐는데 이중 2건이 민주당 소속인 이원욱ㆍ윤후덕 의원이 발의한 안이다. 이 의원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요건을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에서 5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기업으로 완화하는 안을 제출했다. 윤 의원은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기업이 해당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기간인 사후관리 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줄이는 안을 내놓았다. 증권거래세 폐지, 접대비 한도 상향법도 민주당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법안들이다.

민주당이 친기업 법안을 잇따라 추진하는 이유는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으로 이끌어온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목적은 순수했지만 시장이 소화할수 없는 정책으로 인한 후유증이 (경제침체에) 원인을 제공한 면도 있었다"는 최운열 의원 질의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설령 순수한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그 정책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현장에서 선의의 피해를 당하는 국민도 있을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서 정책이 더 정교하고 세밀해져야 한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중소기업 중앙회 가업승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500개 기업 중 자녀 또는 친족에게 가업 승계 계획하고 있는 기업 비중은 58%(286개)며, 조사 대상 전체 기업 70%는 가업 승계 과정에서 주된 어려움으로 '상속세 등 조세 부담'을 응답했다. 조사 대상 업종은 제조업 83.84%, 도소매 7.07%, 건설 3.3% 순이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선진국에서는 장수기업을 국가경제의 중요 자산으로 여긴다"면서 "중소기업들이 걱정 없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른 어떤 정책보다 우리 경제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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