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왜 스몰딜로 기우나…여전히 부족한 북·미 신뢰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이번 협상 관건은 IAEA 통한 비핵화 검증
金 영변 핵시설 폐기 실행 의지 남아...사찰 범위가 관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하노이)=백종민 선임기자] 미국과 북한은 27~28일로 예정된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최종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협상의 분위기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에는 양측의 대화 분위기가 상당히 진지했다는 점이다.


27일 이번 회담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측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결과에 상당한 불만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이는 '스티븐 비건-김혁철' 라인에서 긴밀하게 협상이 이뤄진 만큼 28일 정상회담 후 결과를 담을 하노이 선언에 구체적 합의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지난해 북ㆍ미는 정상회담 후 네가지 원론적 원칙에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고 북한은 미국이 상응조치를 하지 않는 데 불만을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고 했지만 첫 만남의 의미 외에는 사실상 성과가 없었던 것이나 다름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북ㆍ미는 이번에는 협상 실무진을 모두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협상은 상당한 진척을 보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상황에 따라 영변 플러스 알파(α)도 가능한 상황일 만큼 실무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이 비핵화 조치를 견인할 사실상 첫 협상인 만큼 파격적 'α'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하노이 현지에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조차 논의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획기적 비핵화보다는 점진적 비핵화를 의미하는 '스몰딜'이 유력한 이유다.


강경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트위터에 베트남에 도착했음을 알리며 "앞으로 이틀동안 논의할 것이 많다"고 글을 올렸다.

스몰딜로 기운 이유는 양측이 진전된 핵 담판을 하기에는 여전히 상호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북ㆍ미 간 협상의 근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존에 보유한 핵무기 폐기 카드는 좀 더 신뢰가 쌓인 이후에야 가능한 일이라는 게 북한의 판단이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미국이 자신들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유예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도 지속적으로 언급했던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ICBM 발사 실험을 멈춘 것을 수차례 자신의 치적으로 강조했다. 기존 핵무기 폐기와 같은 민감한 과제에 대해 공세를 펴려다가는 판이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행보일 수도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핵보다는 자신들의 본토까지 날아 올 수 있는 ICBM이 더 무서운 존재다. 다만 ICBM도 폐기나 해외 반출보다는 추가 실험을 하지 않는 선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다만 북한도 이미 지난해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후 발표한 평양선언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언급한 만큼 이에 대한 실행 의지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이번 협상의 관건은 검증 부분에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요구한 모든 핵시설과 핵무기에 대한 신고와 검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북도 최소한의 신고와 사찰 및 검증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측 입장에서는 미측이 주도하는 사찰 및 검증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 때문에 국제핵사찰기구(IAEA) 등 제3자를 통한 검증에 무게가 실린다.


사찰 범위도 협상의 중요한 포인트다. 북한이 제출한 신고서를 그대로 인정하고 사찰을 진행하는 것은 미국에는 부담이다. 사찰과 검증의 수위는 향후 추가적 비핵화 협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양측 모두에 민감한 사안이다. 사찰 범위에 대한 합의에 따라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은 물론 경제제재 해제의 물꼬가 터질 수 있다. 물론 이런 합의를 할 수 있는 이들은 두 정상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제재 해제 시 만약을 대비한 '스냅 백(snapback)' 조항이 필요하다는 대외경제연구원의 주장은 상당한 타당성을 지닌다. 스냅백은 북한이 합의한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나 약속을 위반하면 대북제재를 다시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를 의미한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