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베트남, 농업 편파성 극복하고 경제발전"…김정은 경제건설 의지

"당과 령도자 아래 경제발전" 조명
김정은,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 관심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전용 열차 편으로 중국과 접경지역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환영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

[특별취재팀(하노이)=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상황에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베트남의 경제발전을 짚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회담 목표 중 하나가 북한 경제발전을 위한 제재완화라는 점에서, 북한의 '베트남식 경제모델'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27일 노동신문은 '경제발전에 힘을 넣고 있는 베트남' 제하의 기사에서 "오늘 베트남 당과 정부는 당의 령도적 역할을 높이고 사회주의정권을 튼튼히 다지는 것과 함께 경제발전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면서 "농업에 치우쳐있는 경제의 편파성을 극복하고 다방면적인 공업구조를 완비하기 위한 사업이 힘있게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베트남은 동남아시아국가련합(아세안)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미국의 적에서 미국의 친구로 변신한 대표적인 국가이자, 미국과 손잡은 후 고속성장을 이룬 점에서 북한경제의 롤 모델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도보다리 대화'에서도 베트남식 경제모델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18년 4월 채택한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은 공산당 1당 체제를 유지하면서 대내 경제개혁과 개방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베트남의 '도이모이'와 일정부분 궤를 같이 한다. 도이모이는 베트남 공산당이 1986년 채택한 개혁개방 노선이다.

조경환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도이모이 정책은 '당의 사회적 통제를 전제로 하여 내각이 개혁 통치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북한에 주는 함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베트남의 경우는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수뇌부를 개혁 성향의 인물로 교체하는 변화를 계속해 온 반면 북한이 절대 권력의 약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개혁·개방의 진도를 어디까지 이끌어낼지가 관심"이라고 했다.

미국 역시 북한과 베트남의 유사성에 주목한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베트남은 미국의 가까운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미국과 베트남 의 역사는 평화와 번영의 가능성을 반영하며 과거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번영의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도 지난해 7월 베트남을 찾아 "북한과도 언젠가 베트남 수준의 파트너 십을 맺길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베트남의 길을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 수행단에는 경제 업무를 총괄하는 오수용 경제 담당 노동당 부위원장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북한 측 대표단 일부는 베트남 북부 최대 항구 도시로 베트남 첫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 공장 등이 있는 하이퐁을 시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취재팀(하노이)=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