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식 LF 부회장, LF 패션기업에서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키운다(종합)

국내 패션시장 정체에 식품 분야 영토 확장 '쭉쭉'

외식·식자재·주류까지 신사업 박차…매출 호조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닥스ㆍ헤지스ㆍ라푸마ㆍ질스튜어트 등 의류 브랜드로 유명한 LF가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안착에 성공했다. 오규식 LF 부회장이 국내 패션 시장이 점차 정체기에 접어들자 이에 안주하지 않고 식품 분야 등 신사업으로 발을 뻗으며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앞장선 영향이다.

14일 LF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LF의 지난해 매출은 1조7120억원,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매출 6.9%, 영업이익 18.2% 늘어난 수치다. 최근 매출 신장의 주역은 신사업 중추인 LF푸드 등이 포함된 자회사다. LF는 2016년부터 매년 약 1000억원의 매출 신장을 기록해왔지만 정작 패션 부문의 성장은 주춤했다. 패션 부문 매출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00억원 증가한 반면 자회사 매출은 1400억 이상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 역시 패션 부문이 2년간 200억원 신장하는 데 그친 반면 자회사는 200억원의 적자를 110억원 흑자로 돌려놓으며 성장했다.

LF는 처음 외식사업에 진출한 시기는 2007년 100% 자회사인 LF푸드를 설립하면서다. LF푸드를 통해 현재 일식 라멘 전문점 '하코야', 씨푸드 뷔페 '마키노차야'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역삼점과 판교점 2개점을 운영 중인 마키노차야는 오피스 타운 상권이자 전국 주요 외식상권으로 꼽히는 강남과 판교 지역에서 외식 명소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2015년에는 베이커리 카페 '퍼블리크'의 지분을 인수했다. 퍼블리크의 경우 정통 프랑스 레시피로 빵을 구워내며 유명세를 타 광흥창 본점과 지난해 8월말 홍대AK플라자에 오픈한 2호점 홍대점을 운영 중이다.

2017년에는 일본 식자재 유통 전문기업 '모노링크'와 유럽 식자재 전문기업 '구르메F&B코리아'를 인수, 외식에 국한됐던 사업영역을 식품 분야로 넓혔다. 같은 해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프리미엄 데킬라 '페트론', 티토스 보드카 등을 수입하는 수입주류 전문 유통업체 '인덜지'의 지분을 50% 이상 인수해 주류 시장에도 진출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F의 패션 브랜드 사업은 오랜 기간 실적이 약화되고 있는 반면 식음료, 외식 관련 매출과 인수합병으로 해답을 찾아나가고 있어 과거에 비해 분기 실적의 계절 변동이 사라지고 있다"며 "LF의 식품사업 관련 매출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식음료 사업과 패션 브랜드 사업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LF의 201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 4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규모는 2016년 43조1807억원에서 2017년 42조4704억원, 지난해 42조4300억원으로 점차 축소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악화에 따라 LF처럼 신사업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