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 온스당 1300달러 안착
원자재값·파생상품도 올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을 비롯한 귀금속과 원자재 가격은 물론 관련 파생상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자재 값이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상반기 이후 각종 대외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1314.2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1366.47달러까지 올랐다가 3분기 한때 1160.34달러까지 내려갔지만 연말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올 들어서는 온스당 1300달러에 안착했다. 국내 상장된 금 상장지수증권(ETN)도 강세다.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ETN은 지난해 9월 말 8520원에서 이달 1일 1만495원까지 23.18% 급등했다.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 도 같은 기간 1만6460원에서 2만35원으로 21.72% 올랐다.
일각에서는 금 가격이 온스당 14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막바지라는 인식과 미국 GDP갭(잠재성장률 대비 실제성장률 차이)이 0%포인트 수준으로 수렴되고 있는 점 등은 금 가격의 상승 탄력을 더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위험자산 선호 장세라고 해도 선진시장 대비 신흥시장 투자 모멘텀이 강할 때는 금 가격 강세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금 가격 상승은 달러 약세와 무관하지 않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가격은 상승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평균 원ㆍ달러 환율이 1125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1142.50원에서 지난달 말 1113.00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소폭 오름세다. 올 2~3월 일시적인 달러 강세가 있을 순 있지만, 급격한 강세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미국의 보호무역 이슈와 부채 논란, 유로의 정치적 혼란 등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으로 달러 선호가 있을 수 있지만, 다음달 이후 불확실성 완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 약화로 달러 약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약세로 원유나 구리 등 달러로 매기는 국제 원자재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달 국제 유가는 전월대비 14% 올랐다.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 완화, 원유 생산 차질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미ㆍ중 정상회담 불확실성에 전일대비 2.5% 하락한 배럴당 52.64달러로 마감했지만, 원유공급이 수요보다 적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증권은 이달 원유 가격은 배럴당 45~6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니켈과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도 올들어 모두 상승했다. 연말대비 각각 10.6%, 1.1%, 0.6%씩 올라 지난해 6월 이후의 하락폭을 소폭 회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단기 달러 약세 가능성은 원자재 시장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상반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 달러 및 주요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자재 강세시장은 장기적으로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안전자산인 금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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