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해운업계…IMO 환경규제 대응 방안 '고심'
남은 1년…선택지 별 장단점 뚜렷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를 앞두고 국내 해운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새 환경규제에 맞게 선대를 운용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대안으로 꼽히는 황산화물 저감장치 설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도입, 저유황중유(LSFO) 사용 모두 장ㆍ단점이 뚜렷해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IMO는 내년 1월1일부터 전 세계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 비율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환경오염 문제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다.
해운업계에선 세 가지의 대책이 거론된다. 하나는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 설치다. 스크러버를 사용하면 기존 벙커C유를 이용하더라도 황산화물 배출량이 기준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스크러버 설치에 선박 1대당 규모에 따라 50~8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설치를 위해선 선박을 45~60일 이상 묶어둬야 한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컨테이너선 기준 4000TEU 이하의 소형선이나 선령 15년 이상의 노후선의 경우 설치할 공간이 없거나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LNG 추진선 도입도 대안 중 하나다. 하지만 LNG 추진선은 기존 신조선박 보다 건조비용이 20~30% 높은데다, 건조 후 인도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ㆍ장기적인 대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장 많은 선사들이 선택하고 있는 대안은 LSFO다. LSFO를 사용하면 별도의 선박 신ㆍ개조 없이 선대를 운용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LSFO는 가격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실제 지난 4일 기준 싱가포르의 LSFO 가격은 MT(metric tonne) 당 577.50달러로 일반 벙커C유(411.75 달러)에 비해 40% 가까이 비싸다. 향후 수요가 늘어날 경우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국내 해운업계는 세 가지 선택지 모두 장ㆍ단점이 뚜렷한 만큼 고심에 고심을 하고 있다. 글로벌 선복량 과잉으로 수 년째 최악의 업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 규제 시행까지 남은 1년 간의 선택이 향후 사운을 가를 수 있어서다.
현대상선은 친환경에 승부수를 걸었다. 이미 현대상선은 지난해 도입한 1만1000TEU급 2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한 상태다. 내년부터 도입을 시작하는 2만3000TEU급 12척, 1만5000TEU급 8척에도 스크러버가 설치될 예정이며, 차후 LNG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큰 틀에서 스크러버를 방향으로 잡겠지만, 신중히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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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과 달리 대부분의 선사는 LSFO로 기운 상태다. 실제 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해 10월 한국선주협회와 함께 국내 61개 선사를 대상으로 대응전략을 조사한 결과 69.4%가 LSFO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스크러버 설치와 LNG 추진선 구입은 각기 29.1%, 1.5%에 그쳤다. SM상선 관계자는 "LSFO의 경우 비싼 가격이 흠이지만, 업계에 유류할증료 부과와 관련한 컨센서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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