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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빠 심신미약 취소해달라”…강서구 환청 살인사건 딸 절규

최종수정 2019.01.29 14:41 기사입력 2019.01.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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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해한 아빠, 최근 심신미약 판정 받아
남은 가족들 감형 등 아빠 언제 풀려날지 몰라 불안해
법원이 제발 엄벌 내려줬으면, 가족들 ‘엄벌 탄원서’ 제출 예정
“꿈에 아빠가 흉기 들고 달려와”…심각한 트라우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단독[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아내를 죽여라’는 환청을 들었다며 지난해 12월 5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이른바 ‘강서구 내발산동 환청 살인사건’의 피해자 가족은 최근 아빠가 심신미약 판정을 받았다며 이를 이유로 감형을 받을 수도 있어 법원에 탄원서를 통해 엄벌을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딸 A (31) 씨는 ‘아시아경제’에 이 같은 불안함을 호소하며 인터뷰 동안 울먹였다. 아빠의 폭언과 폭력은 딸이 초등학교를 다니던 어릴 적부터 시작됐다. 그러다 나중에는 흉기를 들고 가족에게 달려든 적도 있었다.


딸은 “우리 가족은 아빠, 엄마, 저, 여동생(29), 남동생(21) 이렇게 다섯 식구”라며 “아빠에 대한 기억 중 좋은 기억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 때 아빠가 술을 먹는 날에는 저랑 여동생을 무릎 꿇고 앉아 본인의 하소연을 듣게 했다”면서 “다리가 아파 잠시라도 자세를 바꾸려고 하면 저희에게 똑바로 앉으라고 하고, 항상 과거에 갇혀 술만 드시면 옛날얘기만 반복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정이 불우한 것에 대해 아빠는 지속해서 엄마의 탓으로 돌렸다며 “우리 집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유, 아빠가 엄마에게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된 이유, 본인의 불행 모두 엄마의 잘못이라고 말하던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딸은 아빠는 가정을 위해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아빠는 화물차 운수업을 했기 때문에 월급이 고정적이지 않았다. 그마저도 본인을 위해서만 사용했다”면서 “고등학교 입학 후 경제적인 이유로 학비를 내줄 수 없다며 미안해하셨던 엄마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아르바이트 돈으로)저와 동생들의 학비를 해결하고 부족한 생활비는 엄마가 식당 일을 하시면서 채우셨다”며 “그때까진 아빠의 폭언에 익숙했기 때문에 참을만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아빠와 엄마가 이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엄마가 딸들을 위해 참고 살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빠의 폭언과 폭력은 더 심해지고 결국 2015년 6월 아빠는 딸인 자신에게 흉기를 들고 달려들었다고 했다.


당시 딸 A 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엄마는 가족에게 돌아갈 보복 피해를 예상해 선처했고 결국 아빠는 풀려났다고 했다.


하지만 가족의 선처로 풀려난 아빠는 “다시 신고해봐라 네가 신고해봤자 난 이렇게 지낼 수 있다”며 가족과 딸을 상대로 심한 욕설과 함께 갖은 협박을 이어갔다.


결국 생명에 위협을 느낀 딸은 집에서 나와 따로 살았지만, 자신에 대한 폭언과 폭력은 그대로 엄마에게 향했다며 “만약 제가 그때 흉기에 찔렸다면 엄마는 이렇게 허무하게 가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딸은 엄마가 아빠로부터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되던 그 순간에 대해 “2018년 12월7일 새벽 엄마는 아빠에게 흉기로 수차례 찔려 살해당했다”면서 “목격자는 자신의 여동생이다”라고 했다.


엄마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는 “동생의 전화를 받자마자 엄마가 있는 집으로 갔다”며 “엄마가 구급차에 실려 가는 장면을 보고 병원에 가면서 제발 살려만 달라고 빌었다”고 당시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말했다.


이어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엄마를 볼 수 없었고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는 말과 엄마의 반지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딸은 “지금 가족 모두 악몽을 꾸고 있다” 며 “무섭다. 꿈에 아빠가 흉기를 들고 달려온다”며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딸은 마지막으로 “2018년 12월7일은 아빠라는 사람이 20년이 넘도록 가정폭력에 희생당한 엄마를 저희에게서 뺏어간 날”이라면서 “병원 감정 결과가 심신미약이라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저희에게 한 행동을 봤을 때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감형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엄마가 떠나고 동생들은 아빠가 저희를 죽이는 악몽을 꾸고 있다. 다시 사회에 나와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떠나지 않는다. (재판부가)제발 엄중한 처벌을 부탁 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7일 새벽 2시께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집에서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안 모 씨가 경찰에 체포됐다. 알코올 중독성 치매 증상을 보여온 안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를 죽이라는 환청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씨는 특히 지난 2015년 집에서 큰딸을 폭행해 상담소 위탁 등의 처분을 받은데 이어 2017년에도 부인을 폭행, 사회봉사와 보호관찰 처분을 받는 등 가정폭력을 저질러 2차례 경찰에 신고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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