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2013년 이후 5년 연속이다. 지난해 말 국제유가와 휘발유 마진 급락에도 경유, 벙커C유 수요확대로 수출증가세를 유지했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2018년에 수출한 석유제품이 전년대비 4.6% 증가한 4억9399만 배럴을 기록 23일 밝혔다. 이는 63빌딩을 206번, 상암월드컵 구장은 33번 채울 수 있는 규모다. 국내 정유사는 원유수입액의 55% 이상을 석유제품 수출로 회수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지난해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에 올랐다. 전체 수출량의 22%인 1억790만배럴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그 뒤를 대만(12%), 일본(11%), 호주(9%), 싱가폴(9%)이 이었다. 특히 대만은 대만향 경유수출이 55% 급증하면서 2017년 5위에서 2위로 세 계단 상승했다.
대만은 지난해 2월 국영 정유사 CPC의 디젤생산시설 화재로 경유생산에 차질이 생긴데다 복구기간도 오래 걸려 경유수입 수요가 증가했다. 또 대만 정부가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IMO 2020)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올 해부터 대만항에 입항하는 모든 외국적 선박에 대해 황함량 규제(0.5%)를 적용함에 따라 선박용 경유 수요가 증가했다.
벙커C유는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됐는데, 중국 정부가 IMO규제를 선제 대응하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통제해역(ECA)을 올해부터 전체 연안으로 확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선박연료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 해는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 중국과 베트남 등지의 정제설비 증설로 인한 석유제품 공급증가, 수출단가 약세 등의 영향으로 수출환경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 시행될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를 적극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확대 등 수출 체질을 개선하여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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