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빚더미' 재향군인회 정상운영 불능…구조조정 추진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국가보훈처가 5000억원대 빚더미에 앉아 있는 재향군인회(향군)를 상대로 부서 통ㆍ폐합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고액 부채의 원인이 된 회장 1인 독단 체제도 민주적으로 개선한다.
8일 보훈처에 따르면 현재 향군의 부채 규모는 약 5535억원이다. 2004~2011년 전임 회장 시절 아파트, 상가, 골프장과 같은 부동산 관련 투자 등에서 실패해 생긴 빚이다.
향군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 10개의 수익과 국고보조금이 연 189억원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대부분 인건비와 사업비, 회원복지비로 지출되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향군 스스로의 부채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향군은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갚기 위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향군타워를 담보로 다시 빚을 지는 '돌려막기식' 부채상환을 하고 있다는 게 보훈처 설명이다.
보훈처는 "지금 수익구조로는 향군이 언제 모든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며 "그럼에도 향군은 신규 사업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겠다며 성남 골프장 매입, 위례 신도시 아파트 건립 등 과거 부동산 실패를 되풀이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훈처는 향군을 상대로 연차적 부서 통ㆍ폐합 등 구조조정을 시행ㆍ독려하기로 했다. 올해 저수익 업종 정리 등 20개 구조조정 과제를 추진하고, 내년에는 영업체계 및 수입ㆍ지출 체계 개선 등 12개 구조조정 작업을 실시한다.
지난해 9월18일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재향군인회 회원들이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본보기 아이콘아울러 향군이 고액의 부채를 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인 회장 1인의 독단적 운영 체계도 개선한다.
향군의 경우 총회에서 회장에 당선되면 사무총장 2명과 이사 29명, 직능대표 30명 등 단체 주요 의사결정 인원을 사실상 임명할 수 있다. 수익사업 시행 여부와 협력업체 선정 등 결정을 모두 회장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4년 단임인 회장이 임기 중 시작한 사업이 실패하거나 적자를 봐도 퇴임 후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에 방만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보훈처는 "총자산 1조3000억원, 매출 3000여억원 규모인 단체의 운영권 전반이 회장 한 사람에게 집중돼 있는 것은 부정이 발생하기 쉬운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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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는 이 같은 구조를 바꾸기 위해 회장 선거 관리 업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고 이사, 직능대표, 각 지회장 등도 선거를 통해 뽑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향군 사업 중 회원복지와 관련된 목적사업은 명예직인 회장이 담당하되, 수익사업은 공개 채용한 전문경영인이 전담하도록 할 방침이다. 보훈처는 회장이 단체에 손해를 입힐 경우 반드시 민ㆍ형사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는 한편, '대한민국재향군인회법'을 개정해 구체적인 처벌 근거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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