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예타, 과기부로 '위탁'..반쪽짜리 R&D 컨트롤타워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기획재정부가 국가 R&D(연구·개발)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 권한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위탁한다. 하지만 과기정통부 장관은 의사 결정시 기재부 장관과 협의해야 하며 예타 조사 결과에 대한 기재부 장관의 평가도 받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과기정통부 산하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설치하며 9년 만에 부활시킨 국가 연구개발(R&D) 컨트롤 타워가 전체 권한의 '반쪽'만 갖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국가 R&D 예산의 예타 조사 권한을 기재부에서 과기정통부로 위탁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R&D사업을 위탁 받은 과기부 장관이 국가 연구 사업 예타 조사 면제 여부 결정과 예타 조사지침을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개정안에는 과기부 장관이 의사 결정시 사전에 기재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단서를 달았다. 또 기재부 장관이 과기부 장관의 예타 조사 결과를 평가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R&D 예산의 총지출한도(실링) 공동 설정 방안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삭제되면서 기존처럼 기재부가 단독으로 설정하게 됐다. 과기부가 예타 조사 권한을 위탁받았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기재부에서 쥐고 있다는 점에서, 반쪽 짜리 국가 R&D 컨트롤 타워가 됐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 개정안은 현재 기재부가 예타 권한을 쥐고 있어 국가 R&D사업이 단기 성과 위주의 연구 개발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나오게 됐다. 예타 조사는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 재정이 300억원 이상 들어가는 SOC, 연구개발 사업의 타당성을 정부가 따져보는 절차다. 기존 R&D 예타는 경제성에 치중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연구개발사업도 비용/편익 중심의 단기 성과 측정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이에 따라 쉬운 연구 중심, 단기 성과 위주의 R&D 사업 양산 등 연구개발의 왜곡과 유망기술 확보의 골든 타임을 잃어버리게 됐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과기정통부는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과기혁신본부의 예산권 확충 등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국가 R&D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의 큰 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재부에서 담당해 온 과기계 출연(연) 인건비·경상비 조정을 과기정통부에서 담당함으로써, 출연(연) 특성에 맞는 인건비·사업비 배분·조정 기준을 마련해 출연(연) 중장기 인력 수급 불균형도 사전 방지할 예정"이며 "출연(연) 본연의 고유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출연연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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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국회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기존 국가과학기술심의회, 과학기술전략회의 기능을 자문회의로 통합, 최고 심의·의결기구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통과에 따라 새해 4월 통합 자문회의가 출범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연구현장과 대통령을 연결하는 자문, 그리고 과학기술전략 방향을 수립하는 심의가 동일 기구에서 이루어짐에 따라 보다 내실 있는 현장 중심 정책 수립이 이뤄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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