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새해 글로벌 영토확장 'CIB승부수'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새해 기업투자금융(CIB) 사업부문에 승부수를 건다. 금융지주들은 부동산 등 기존 수익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은행 부문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연말 인사를 통해 내비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우리은행 등의 주요 금융지주들은 최근 조직개편과 경영진 인사에서 CIB부문을 강화했다. 은행, 금융투자(증권), 카드, 보험 등의 비은행 부문을 총망라한 CIB조직을 구성한 것과 함께 투자운용 부문을 대폭 강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CIB강화에 나선 것은 JP모건,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외국 금융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데다 미래에셋그룹, 한국투자증권 등의 국내 금융투자 전문그룹들이 초대형 IB를 시작,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투자운용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6일 열린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신설된 그룹 투자운용사업 부문장으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추천했다. 김 부문장은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겸직 임원이 된다.
앞서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IB 조직을 한데 모은 CIB에 신한생명과 신한캐피탈의 IB 인력까지 추가해 그룹 전체 투자 업무를 총괄하는 'GIB' 부문을 만든 바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이와 관련 "금융의 미래는 은행 예대마진이 아니라 글로벌시장과 자본시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KB금융지주도 27일 경영진 인사를 통해 CIB 총괄에 오보열 신임 전무를 앉히며 조직을 개편했다. 국민은행도 같은 날 자본시장 사업을 주요 수익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자본시장부문을 신설하고 윤경은 KB증권 사장이 부문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인프라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며"CIB와 자산운용은 선진 시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도 27일 인사에서 지주 CIB를 총괄하는 IB사업단장을 교체했다. 배기주 전무가 새롭게 단장을 맡아 CIB 조직 역량을 강화한다. 하나금융지주는 CIB 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올해 초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의 IB 부문을 합쳐 그룹간 시너지를 꾀했다. 이어 5월에는 은행의 IB사업단을 하나금융투자 본사로 이전시켰다.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CIB는 지주가 미래성장 동력으로 꼽는 사업 영역 가운데 하나"라며 "지주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인 만큼 이를 활용해서 CIB 영토를 확장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 역시 범(凡)농협의 약 200조원에 달하는 운용자산을 바탕으로 내년 CIB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해외자산운용의 핵심거점인 NH농협증권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베트남 등 해외 CIB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이대훈 차기 농협은행장이 직접 CIB부문을 챙긴다. 그는 은행과 증권 공동영업(Pair-RM 제도)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ㆍ중견기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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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향후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다른 금융지주처럼 전 계열사의 IB 조직을 아우르는 CIB 조직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과 초대형IB의 도전에 직면한 금융지주들이 내년 글로벌 영토확장을 위해 CIB에 최대 방점을 두고 있다"며 "초대형 IB와 같은 비은행 영역에서도 출사표를 내고 있어 기업 금융과 조달 측면에서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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