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9차 당대회 신성장 동력 천명
리커창 양회 통해 AI 첫 언급
산업 규모 2019년 300억위안 돌파 전망
2030년까지 연관 산업 10조위안 목표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올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간부가 모인 공식 자리에서 처음으로 꺼낸 단어 중 하나가 '인공지능(AI)'이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열린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 업무 보고에서 인터넷ㆍ빅데이터와 함께 AI를 실물경제와 융합해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산당 서열 2위이자 경제 사령탑인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의 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매년 3월 열리는 양회(兩會ㆍ전국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하이라이트인 총리 업무 보고에서 AI 용어가 등장한 것은 올해가 최초였다. 중국이 사실상 'AI 굴기'를 대내외에 천명한 셈이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인 최대 정치 행사에 새롭게 등장하는 키워드가 일반적으로 미래 정책 운용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G2는 지금]모바일을 넘어 인공지능 대국으로…중국의 ‘AI 굴기’
AD
원본보기 아이콘


◆'AI 대국' 노리는 중국…국가 전략 산업으로 키운다= 중국은 몇 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가 전략 산업으로 AI를 점찍고 이와 관련한 정책을 조금씩 내놨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7월 국무원이 발표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규획(규획)'이 국가 차원에서 선보인 최초의 중장기 로드맵이다. 2030년까지 세계 AI 혁신의 중심 국가 지위를 획득하고 핵심 산업 규모는 1조위안 이상, 연관 산업 규모는 10조위안 이상으로 키운다는 게 규획의 최종 목표다.

10월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AI 기술력과 산업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한 '중국 인공지능 산업 발전 연맹(AIIA)'을 설립하면서 구체적인 정책 집행을 예고했다. 가장 최근에는 중국 공업ㆍ정보화부가 '신시대 AI 산업 발전 3개년 행동 규획(2018~2020)'이라는 3년짜리 단기 계획을 내놨다. 2020년까지 AI 영역에서 상징성 있는 차별화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게 골자다. 18일부터 사흘 동안 시 주석 집권 2기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AI 산업을 포함한 미래 성장 전략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조사 기관 아이메이리서치(iiMedia Research) 분석을 보면 지난해 중국 AI 산업 규모는 100억위안(약 1조65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9년에는 300억위안(약 4조94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텐센트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AI 관련 기업 수는 미국(1078개)에 이어 중국(592개)이 두 번째로 많다. 전 세계 AI 기업 수(2542개)의 23%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해 출원한 지식재산권만 2만9023건에 달한다. 절반 이상은 로봇과 인공신경망 관련이었다.


IT 공룡 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 주도
음성 인식 업체 아이플라이텍 묶어
AI 국가팀 구성


◆中 IT 선도 BAT, AI 산업도 이끈다= 중국의 AI 산업은 다름 아닌 정보기술(IT) '삼두마차'인 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BAT)가 주도하고 있다. 기존의 보유한 IT 역량을 발판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사세를 날로 확장하고 있다.


급기야 중국 과학기술부는 한 달 전 '신시대 인공지능 발전 규획'을 발표하면서 이들 BAT와 음성 인식 전문 업체인 아이플라이텍 등 4개 기업을 한 데 묶어 'AI 국가팀'을 구성했다. 이들이 개발한 AI 신기술을 모든 중국 기업과 공유해 산업 발전을 가속화한다는 복안이다. 바이두는 자율주행, 알리바바는 도시 생활을 개선하는 솔루션인 '시티 브레인', 텐센트는 컴퓨터를 이용한 의료 진단, 아이플라이텍은 음성 인식 AI에 집중할 계획이다.


2012년 AI 분야에 처음으로 뛰어든 바이두는 기업 전략 자체를 '모바일 퍼스트'에서 'AI 퍼스트'로 바꾸고 지난 2년 동안 자율주행 등 AI 관련 분야에만 200억위안(약 3조3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5월 미국 시애틀에 AI 연구소를 세운 알리바바는 향후 3년 동안 AI를 포함한 첨단기술 분야에 150억달러(약 16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알리바바는 전 세계에 연구센터를 7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10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웨이신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빅데이터와 기존 연산 기술을 통해 AI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아이플라이테크는 올해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 AI 관련 기술로 전 세계 10위권에 든 새로운 강자다.


◆AI 강자 구글도 중국 온다…인재 블랙홀 되나= 중국이 2030년 세계 최고의 AI 강국을 꿈꾸고 있지만 AI 인재 부족은 최대 난제로 꼽힌다. 구인ㆍ구직 사이트 링크트인의 조사 결과 올해 3월 현재 전 세계에서 AI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 수는 19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인 85만명이 미국에 몰려 있다. 반면 중국의 AI 전문가 수는 5만명에 불과하다. 이는 인도ㆍ영국ㆍ캐나다에 이어 호주ㆍ프랑스와 함께 공동 5위권 수준이다. 중국 공업ㆍ정보화부는 앞으로 수년 내 중국 내 AI 전문가 수요가 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I 전문가 수요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AI 전문가를 찾는 기업이 IT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은행ㆍ보험ㆍ의료ㆍ교육ㆍ법조ㆍ제조업 등 전 산업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AD

AI 인재 수급 불균형은 몸값 상승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WTW의 조사 결과 AI 부문에 종사하는 학위 소지자의 연봉은 같은 학위를 지닌 대학 졸업자 연봉보다 35∼50% 높다. 중국 내 박사 학위 소지자의 평균 초봉은 12만1000위안(약 2000만원)이지만 AI 전문가는 30만~50만위안을 받는다. 일례로 바이두는 AI의 핵심 분야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전공 과학자에게 22만달러(약 2억4000만원)의 연봉을 제시했다. 이는 미국의 구글이나 애플이 제시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최근 구글이 베이징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AI 인재난에 허덕이는 중국 입장에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구글이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중국에 AI 연구센터를 짓는데 중국 내 AI 인재 부족 사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IT 기업 종사자 중 우수 인재를 구글에 뺏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제임스 루이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AI 인재 확보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높은 연봉뿐 아니라 연구의 자유 보장과 삶의 질 향상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