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의 창과 방패] NC 이태일의 야구, 잠시 쉼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이태일 대표(51)의 '인사이드 피치'가 중단됐다. 이 대표는 2011년 5월9일부터 6년 반 이상 지켜온 NC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쳐있다. 구단 홍보팀을 통해 "피로가 누적돼 오랜 기간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사이드 피치는 이 대표가 중앙일보에서 일할 때 쓴 칼럼의 제목이다. 2010년 같은 제목으로 책도 냈다. 그는 인사이드 피치에서 공격적이지만 상대 타자를 맞히지 않는, 정직하게 몸쪽으로 파고드는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NC 대표에 취임한 뒤에도 그는 계속 몸쪽 공을 던졌다.
유영준 NC 단장(55)은 "이 대표는 늘 큰 틀에서 야구를 생각했다. 팀의 이익보다 리그 전체의 발전을 항상 강조했다"고 했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57)은 "만나면 주로 구단의 방향성, 한국 프로야구가 가야할 길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항상 팬을 생각하는 야구도 이 대표가 추구한 가치였다. 이 대표가 2009년 8월30일자 중앙선데이에 쓴 인사이드 피치 플러스 칼럼의 제목은 'LG 트윈스를 위한 기도'였다. LG에서 선수 구타 사건이 발생한 직후였다. 이 대표는 칼럼의 마지막에 '팬(fan)은 칼보다 강한 펜(pen)보다 더 강하다. 펜에는 없는 뜨거운 가슴이 있어서다'라고 썼다.
지난해 불거진 승부조작 사건으로 NC가 팬들의 외면을 받은 것은 이 대표에게 괴로운 일이었다. 당시 NC 구단은 소속 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샀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66)은 "승부조작 사건으로 NC의 젊은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이 대표가 굉장히 괴로워했다. 구단주를 볼 면목이 없다고 했다"고 했다.
당시 이 대표는 사표를 냈다. 하지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50)가 반려했다. 하지만 결국 1년 밖에 더 버티지 못했다. 이 대표가 얼마나 쉴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는 벌써 한국야구위원회(KBO) 차기 사무총장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 그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익히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코리안 특급' 박찬호(44)는 인사이드 피치 추천글에서 한양대 시절 이 대표의 집에 있던 수백 권의 야구 책과 쿠바와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 비디오테이프들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했다. 이 대표가 중앙일보에서 일할 때는 잠을 자지 않고 밤새 해외 경기를 보다가 출근해 아침에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다고 한다.
허 해설위원은 "이 대표의 사임이 상당히 아쉽다. 언론인 출신 최초의 야구단 대표로서 리그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팀 성적도 좋았다. 다른 구단들이 참고를 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