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D-한달②]사라지는 알바…소득주도 성장론 '시험대'
월 최저임금 150만원 시대 임박…2020년까지 큰 폭 상승
학계·산업계 등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경제 성장에 위협"
OECD의 경고 "최저임금 인상, 한국 우려된다"
업계, 무인화시스템 도입…"일자리 사라진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되는 '월 최저임금 150만원 시대'를 앞두고, 각종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율 인상을 우려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 및 각종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문재인 정부가 밀고 있는 '소득 주도 성장론'에 대한 엇갈린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 성장에 위협 요인이 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2018년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시간급 7530원이다. 이는 2017년 시간급 6470원 대비 16.4% 인상된 금액이다. 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이다. 게다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해서는 계속해서 비슷한 폭으로 최저임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월 최저임금 150만원 시대'가 소득주도 성장론을 실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최근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율 인상을 우려하면서 노동 개혁 등 구조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제기구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조목조목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OECD는 '세계 경제 전망' 자료를 통해 "한국은 반도체 경기 활황 등 긍정적인 요인에도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 비용 증가,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투자 둔화가 우려된다"며 "각종 하방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구조 개혁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OECD는 최저임금 인상을 지적하면서 "한국은 수출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 부진과 가계 부채 악화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최저임금 및 법인세율 인상은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OECD는 이 같은 리스크 해소를 위해 노동 개혁 등 구조 개혁을 촉구했다. OECD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 주도 성장 전략이 성공하려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재정 정책의 초점을 생산성 제고에 맞춰야 하고,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IMF(국제통화기금)도 "한국은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고 비슷한 권고를 한 바 있다.
학계에서도 임금을 올려 성장을 견인하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암남덕우경제연구원은 최근 서강대 남덕우경제관에서 '서강학파가 본 한국 경제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에 대해 지적했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소득 주도 성장론에 근거한 최저임금 인상이나 인위적 임금 인상은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우선 임금 상승은 개방경제에서 실업 발생과 영세 및 중소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 광업 제조업 조사 자료에 근거한 한국생산성본부 분석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지난 20년간 노동생산성 증가율과 임금 증가율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위적 임금 인상은 도리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또 노동생산성 대비 실질임금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지속 성장과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규제 개혁과 노동생산성의 제고를 위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권 내부에서도 우려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노동 생산성을 올리는 노력과 병행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조치가 없다"고 우려했다.
3% 성장하는 경제에서 최저임금을 16.4% 올리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라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내년에만 16조원에 달한다. 대선 공약대로 3년 뒤 1만원을 만들겠다고 하면 기업의 인건비 추가 부담액이 3년간 81조원에 달한다. 제도가 잘못돼 상여금 비중이 큰 기업들 경우 연봉 4000만원에 육박하는 직원도 최저임금 미달이라고 한다. 앞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걸 해결하지 않고 내년에 최저임금을 올린다면 경제계도 더는 견디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인화'를 선택하는 유통기업과 중소상인들이 늘고 있어 도리어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추진되고 있지만, 현재 아르바이트 대표적 업계인 음식점·주유소·편의점에 '무인시스템'이 도입되는 등 일자리 자체가 사라져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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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최소 4∼5명의 직원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면 1∼2명만 있어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며 "무인시스템화는 인건비 부담이 큰 주유소의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꼽히는 편의점업계 역시 같은 상황.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점포무인화에 나섰고, 편의점 CU도 업계 최초로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 'CU Buy-Self'를 개발한 상황이다. 음식점도 주문부터 서빙까지 '셀프'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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