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온라인 사진 도용에 피해자만 속앓이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지난달 30일 직장인 김모(28)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자신의 증명사진이 어느 온라인 자동차 허위매물 사이트의 딜러 사진으로 도용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사이트에 기재된 딜러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사진 도용에 대해 항의했으나 상대방은 자신의 사진이 맞다며 오히려 역정을 냈다.
김씨는 경찰 사이버수사팀에 이를 신고했으나 경찰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사진 도용으로 명확한 손해를 받거나 명예가 훼손되지 않는 이상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찰 관계자는 금전적인 보상을 원할 경우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피해자가 직접 변호사를 선임해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인터넷 발달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온라인에서의 사진 도용이 급증하고 있다. 타인의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프로필 사진으로 지정하는 것에서부터 자동차 딜러, 조건만남 계정에 도용하는 등 사진 도용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피해자들만 속앓이 하고 있다.
현행법상 김씨와 같은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 2를 근거로 사진 게시자에게 직접 사진 삭제를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 이때 제3자가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삭제 요청에 불응하거나 처벌을 원하면 형사고발을, 손해배상을 원하면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현행법상 기관이 개입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중재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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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도용한 사람이 사진을 삭제하지 않더라도 근거 법령이 없어 처벌은 사실상 힘들다. 우리나라 형법은 죄형법정주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형법에 명확한 근거가 없으면 죗값을 물을 수 없다. 명예훼손죄를 유추적용하려면 온라인에서의 사진 도용으로 피해를 입었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손해배상을 구하며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형법상 죄가 되지 않으면 민사소송에서도 이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변호사 선임비용 등 소송에 소요되는 제반 비용과 심리적 부담도 있다. 온라인에서의 사진 도용을 직접 제재할 수 있도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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