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찰 단화 오래 신어 발 변형…공무상 질병"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불편한 경찰 단화를 신고 장기간 순찰업무 등을 하다가 발 모양이 변형되는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은 경찰 공무원에 대해 공무상 질병을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심홍걸 판사는 경찰 공무원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외근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한 1996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약 20년 동안 경찰 단화를 신고 하루 최소 8시간 이상 도보순찰 등을 했다"며 "이런 공무는 발에 상당한 부담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에게 보급되는 경찰 단화는 발길이와 골둘레의 치수를 측정해서 제작된 것이 아니다"며 "A씨의 발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화가 A씨 발에 무리를 주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가 아닌 일부 다른 경찰 공무원도 단화를 신고 도보순찰을 하는 경우 발에 무리가 간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며 "설령 단화 자체만으로 A씨의 병이 생기지 않았다고 해도 적어도 병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보인다"고 강조했다.
A씨는 1996년 11월부터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외근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경찰 단화를 신고 권총, 삼단봉, 수갑, 무전기 등 무거운 장비를 착용한 채 장시간 검문검색이나 도보순찰을 했다.
그러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양측 발 뒤꿈치에 통증을 느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자 같은해 3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한 결과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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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져 엄지발가락 관절이 안쪽으로 돌출된 상태를 의미하며, 주로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에 A씨는 불편한 경찰 단화를 신고 업무를 하면서 이 같은 병이 생겼다며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지만 공단이 '병과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불승인하자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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