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직고용 1차 판결]제빵사도, 가맹점주도 원치 않는 본사 소속…결국 법적 다툼
서울행정법원, 파리바게뜨 고용부 상대 가처분 소송 각하
가맹점주 탄원서·제빵사 직고용 반대 입장 표명에도 '공공복리' 고려 안해
정부만 밀어붙인 직고용에 결국 소송으로 법적 다툼 장기화
SPC, 가맹본부-가맹점주-협력사 '3자 합작사' 추진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파리바게뜨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 5378명의 운명이 결국 고난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협력업체 소속 제빵사를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와 '현실적으로 직고용은 힘들다'는 파리바게뜨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진 가운데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제빵사와 가맹점주들이 잇따라 '직고용 반대' 뜻을 밝혔지만, 결국 법원은 '정부' 손을 들어줬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내세운 고용부의 '명분'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로 맞선 파리바게뜨의 '실리'가 정면 충돌한 상황에서 재판부는 '공공복리'보다 '새정부의 노동정책 존중' 기조를 더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 제빵사 불법파견과 관련된 고용 문제는 프랜차이즈업계 전반의 고용형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새 정부의 노동존중 정책 기조에 제동이 걸리면 안된다는 우려에 비롯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직고용의 최대 수혜자로 알려진 제빵사와 프랜차이즈업계 '을(乙)'로 꼽히는 가맹점주가 정부 정책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28일 파리바게뜨가 고용부를 상대로 "시정명령 효력을 중지해달라"고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 고용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파리바게뜨가 고용부로부터 제빵기사 5300여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에 '집행정지 신청'(가처분소송)과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 소송'(본안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를 고용하고 있는 협력업체가 낸 체불임금 관련 시정지시 취소 청구소송 집행정지 신청도 마찬가지로 각하했다.
파리바게뜨가 패소하면서 가맹본부 SPC는 다음달 5일까지 제빵사를 직고용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만약 시행하지 않으면 사법처리는 물론 530억원 상당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는 지난해 한 해 파리바게뜨가 거둔 영업이익(665억원)의 80%에 달한는 금액이다.
다만 직고용은 파리바게뜨 측으로선 프랜차이즈 사업구조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파리바게뜨는 일단 과태료를 낸 후 본안소송이 결론을 맺은 이후 과태료 취소 소송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는 가맹본부-가맹점주-협력회사 간 3자 합작사 설립은 꾸준히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뜻을 들어 직고용이 어렵다는 것을 밝힌 만큼 대안은 상생기업 밖에 없다"며 "기각됐지만, 합자회사를 세우기 위한 활동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급여와 복리후생제도 등 구체적인 계획안 대한 제빵기사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현재보다 급여를 13% 인상하고 명절 상여금을 본봉의 200%, 휴무일수를 월 8회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제빵사 3분의 2 정도가 설명회에 참석했고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본사는 3자 합자회사명을 '해피파트너스'로 정하고 연내 출범을 목표로 법인 등록을 마쳤다.
고용부는 '직고용이 원칙'이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지만, 합작사의 적절성 여부는 고용부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고용부는 3자 합작사의 전제로 제빵사의 동의를 꼽았다. 향후 본안소송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제빵사 모두가 3자 합작사에 동의하면 불법 파견 문제는 봉합될 수도 있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 명령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을 대응하기 위해 무려 24명에 달하는 '매머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정부가 대기업이 제기한 소송에 맞서 이처럼 대규모의 법률대리인단을 내세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소송의 피신청인인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대리인은 원, 시민, 지향 등 진보 성향 계열의 법무법인 3곳이며, 담당 변호사로 이름을 올린 인원은 모두 24명에 이른다.
고용부가 이처럼 법무법인 3곳을 동원한 것은 이번 소송전에서 질 경우 새 정부의 노동존중 정책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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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용부는 지난 9월21일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 등 5300여 명을 불법파견 형태로 고용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같은 달 28일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전격 통보했다. 민주노총 계열 제빵사 노조도 시정명령의 즉각 이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파리바게뜨 본사는 지난달 31일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취소 청구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달 29일까지 시정명령을 잠정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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