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일선 경찰들의 지휘부 고발…"동료의 죽음, 더는 못봐"
'강압 감찰' 여경 사망에 분노, 현직 경찰 1200명 참여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최근 충북지역의 한 하위직 여경이 내부 감찰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두고 일선 경찰관들이 감찰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강압 감찰’에 대한 현직 경찰들의 분노가 표출되면서 향후 경찰 수사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현직 경찰관들의 모임 ‘폴네티앙’은 28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에 충북지방경찰청 감찰담당 지휘부 등 6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협박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날 고발장 접수에는 경찰 공무원 등 11명이 동석했다.
폴네티앙이 경찰인권센터, 인권연대와 공동으로 지난 14일부터 진행한 연명고발에는 경찰과 시민 등 총 1577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현직 경찰만 1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충북지방경찰청은 청문감사담당관실에 충주경찰서 소속 A 경사(38·여)의 업무 태도와 관련한 익명의 투서가 들어오자 감찰을 벌였다. 그러나 A 경사는 감찰 조사를 받던 중 지난달 26일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고, 이후 동료 경찰들 사이에서 충북청이 무리한 감찰을 벌여 A 경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경찰청은 충북청을 상대로 감찰에 착수, 감찰 행태에 문제가 될 만한 사안들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A 경사를 몰래 따라가 촬영하거나 잘못을 시인하도록 회유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아직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나 직무고발 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 A 경사의 유족들은 경찰청에 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협박, 직무유기 등 혐의로 A 경사의 감찰에 관여한 7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폴네티앙의 고발에는 익명의 투서자를 제외한 6명이 적시됐다. 감찰 행태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함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유근창 폴네티앙 회장(경남 함안경찰서 경위)은 “고인을 조사할 당시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협박, 회유한 점이 본청 감사에서 드러났다”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자 고발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동료 경찰들이 호응한 것은 언제든 같은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경찰 내부 인권이 보장돼야 국민 인권도 자신감 있게 지킬 수 있는 만큼 철저히 수사해 명명백백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앞서 유족들의 고소장을 접수, 수사에 착수한 본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이번 사건을 배당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