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포섭나선 中…전전긍긍하는 EU
중국이 유럽의 소외지역인 동유럽을 포섭하기 위해 '자본'의 힘을 과시하자 유럽연합(EU)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동유럽에 공을 들이면서 EU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중동부유럽(CEEC)과 중국간의 정기협의체인 16+1을 통해 수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리 총리는 중국과 CEEC간에 인터뱅크 협회를 설립해 개발정책협력자금으로 20억유로(2조6000억원)를 투자하며, 10억달러 규모의 투자협력펀드 역시 추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동안 꾸준하게 동유럽국가들을 포섭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왔다. 미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2012년 이래로 중국 기업들은 중국 국유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가며 사회간접시설부터 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15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가령 중국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세르비아의 경우 19억달러 규모의 사회 간접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중국이 높은 수준의 상회(상호) 신뢰 관계를 맺고 있다는 헝가리는 15억달러를 약속받았다.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이 3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제안하자 체코를 "중국이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을 정도다.
이같은 중국의 행보에 대해 EU가 크게 우려하는 것은 두 가지다. 우선 중국이 동유럽에서 구축한 영향력을 발판으로 중국에 대한 EU 정책마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EU의 경우 통상이나 안보 정책과 관련해 만장일치제를 채택하고 있다. 모든 나라에 거부권을 부여하는 셈인데, 중국이 강화된 동유럽과의 연결고리를 이용해 이 약한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동유럽 국가들이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EU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중국에 대해 단일한 전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중국이 유럽을 분열시키는데 성공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세계 1등하겠다"더니 급브레이크…"정부 믿고 수...
이 같은 중국의 행보가 경제적 동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과거 사회주의 동맹국들과의 무역과 투자를 확대시키는 한편, 서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있어 동유럽을 일종의 진입로 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ㆍ해상 실크로드)사업에 있어서도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정치적 이유로 동유럽과의 연결고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리 총리는 16+1에서 "적절하게 주요 이슈를 해결하고, 세계 평화와 지역 안정을 유지한다"고 언급했다. 리 총리의 발언을 두고서 일부 유럽 외교관들은 남중국해나 티베트 문제, 대만의 독립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이 중유럽 국가들에 대해 지지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