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스스로 학습하는 '가상비행생명체'

서울대 연구팀, 자동제어기술 개발

▲재현된 움직임에 특수효과를 추가한 영상.[사진제공=서울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스스로 비행 법을 습득하는 가상비행생명체 자동제어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서울대 연구팀이 27일 인공지능을 이용한 가상비행생명체 자동제어기술을 내놓았습니다.

연구팀은 물리시뮬레이션과 인공지능(딥러닝 기반 강화학습) 기법을 이용해 가상의 비행생명체가 스스로 움직이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내놓았습니다. 워크스테이션 기준으로 1~2일 동안 학습기간을 거치면 가상의 비행생명체가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고 자유자재로 날 수 있습니다.

멸종 등의 이유로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비행생명체가 어떤 방식으로 비행할지 추정하고 재현하는 것은 동물학자, 고생물학자들의 오랜 연구 주제 중 하나입니다. 상상의 비행생명체에 대한 사실적 움직임을 만들어내야 하는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들도 비슷한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는 비행생명체들은 복잡한 생물학적 신체구조를 가집니다. 이 때문에 물리적으로 타당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동작을 예측하고 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가상 비행생명체의 신체를 강체시뮬레이션을 통해 부력과 저항력이 단순화된 공기역학 시뮬레이션으로 모델링했습니다. 이어 딥러닝 기반 강화학습 방법을 이용해 비행생명체가 동작을 스스로 배우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비행생명체가 빠른 시간 내에 장애물에 부딪히지 않고 목표지점에 도달하면 큰 보상을 받도록 보상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진화적 탐색을 결합하는 새로운 탐색 방법을 통해 더 빠른 시간 내에 더 사실적 학습이 가능해 졌습니다.

개발된 알고리즘이 잘 동작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비행생명체에도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모든 비행생명체에 대해 사실적 동작을 생성해 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만들어진 움직임에 특수 그래픽 효과를 넣어 영화나 게임의 콘텐츠 생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습니다.

연구팀이 만든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실제 존재하지 않거나 멸종된 생명체의 움직임을 재현 혹은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혹은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 캐릭터의 사실적 움직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드론이나 비행로봇에도 적용가능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이제희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습니다. 교신저자는 이 교수이고 제1저자는 원정담 박사입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M Transactions on Graphics(논문명: How to Train Your Dragon: Example-Guided Control of Flapping Flight)'에 실렸습니다.

이 교수는 "알파고가 바둑의 수를 대입해 보면서 어떤 수가 좋은 것인지 스스로 학습했던 것처럼 가상 비행생명체가 주어진 환경에서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면서 안정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이를 이용해 실제 존재하지 않거나 멸종된 다른 생명체들의 사실적 움직임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스로 비행법 학습한다
=https://youtu.be/pRor9BccSPE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