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은 ‘인도가 성폭행과 싸우는 방법’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악명 높은 강간살인사건이 벌어진지 5년 후, 인도에서 10만명의 택시운전사를 위한 성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수업은 14초 이상 여성을 응시하면 감옥에 갇힐 수 있다, 여성에게 음란한 말을 하는 것은 금지된다 등 형법에 포함된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여성의 옷차림·음주유무·행선지 등이 성희롱이나 성폭행의 원인이 될 수 없음을 인식하게끔 하는 것이 골자다.
가디언은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택시와 릭샤를 이용하게 되는 만큼, ‘퇴행적인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 수업의 목표”라고 전했다.
이 같은 조치는 모두 5년 전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집단 버스강간사건이 배경이 됐다. 당시 뉴델리에서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한 여대생은 운전자를 비롯한 남성 6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처참하게 살해됐다.
이후 인도에서는 집단 성폭행범의 최소 형량을 20년으로 늘리고 성희롱 등도 형법에 포함토록 하는 등 여성보호와 관련한 법 정비가 이뤄져왔다. 하지만 델리는 지난해 2150건 이상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여전히 '전 세계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력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인도의 남성중심적 문화는 내부 자성과 개혁을 가로막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앞서 여당 정치인인 람베르 바티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 인도여성이 성폭행을 당할 뻔한 일과 관련해 “왜 밤늦게 운전을 하고 돌아다니느냐”고 오히려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을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델리여성위원회의 스와티 말리왈은 "법 개정보다 행동을 바꾸는 것이 더 어렵다"고 꼬집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마나스 재단의 한 강사는 "100명이 참여하는 수업에서 20명이라도 이해한다면 점점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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