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업 생산 증가·소비 살아나고 있다는데…현장에선 "작년보다는 낫다"
김영란법 직격탄 외식업계, 최근 손님 많아져
미쉐린 특수에 한식당업계도 '미소'
진짜 소비 불씨 살아나는지 지켜봐야 '우려의 목소리도'
일명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의 직격탄을 맞았던 외식업계가 내수 경기 회복과 함께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김영란법 이후 음식점에서 일상화된 더치페이 모습.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내수 살아나고 있다는데, 상황을 좀 지켜봐야죠. 그래도 작년보다 낫지 않겠어요?"
서울 용산구의 한 한식당 관계자는 23일 오후 기자와 만나 수능이 끝난 후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면서 "여전히 불황 속에 있지만, 작년보다 상황이 확실히 나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인근의 한 일식집 관계자 역시 "작년에는 식사 대접 하지도 받지도 말자는 분위기에 '최순실 이벤트'로 나라 전체가 어수선해지면서 매출이 반토막났다"며 "이달 들어 송년회 예약 모임이 좀 들어오고 있는데, 소비 불씨가 제대로 살아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소비 중심 내수가 회복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나 숙박·음식점업 생산 증가세 전환 등의 통계청 분석 결과가 쏟아지고 있으나, 아직 현장의 체감 경기의 온도가 많이 올라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수 경기 불황 터널을 막 빠져 나오는 모양새로, 올해 연말은 미약하나마 작년과는 다른 풍경을 기대하고 있다는 현장의 소리가 많다.
일명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의 직격탄을 맞았던 한식·일식·중식 등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높은 음식점들의 매출은 최근 내리막길에서 멈춰섰다.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진단을 내리기에는 섣부르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영등포구의 한 중식당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주변 식당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상황에서 주력했던 코스 요리를 버리고 일명 '영란 메뉴'를 강화하면서 근근이 버텼다"며 "날씨가 추워지면서 제법 손님들로 붐비는 등 연말로 갈수록 상황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옅은 미소와 함께 기대감을 전했다. 그는 "무조건적으로 소비를 줄였던 작년이 비정상적인 해였던 것 같다"며 "이제서야 서서히 정상적인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식당도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최근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이 발간된 이후 별을 많이 받은 한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쉐린 특수'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미쉐린 스타 한식당을 다녀왔다는 등의 후기 인증샷이 도배를 이루고 있다. 서초동의 한 한식당 관계자는 "요식업계 모임에서 지인들 다수가 올해 상반기까지 폐업을 많이 했는데, 최근 경기도 풀리는 것 같고 미쉐린 특수까지 겹쳐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다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불변지수)은 1년 전보다 2.4% 증가했다. 지난해 9월 1.6% 감소한 이후 올해 8월까지 12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 청탁금지법 시행 초기 과도하게 위축됐던 소비가 안정을 찾기 시작한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 위반과 적발에 대한 우려로 무조건 소비를 줄였던 사람들이 서서히 법의 테두리 내에서 소비를 시작했다는 것.
한국외식업중앙회 측도 "최근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외식업계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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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 과장은 "최근 상승하고 있는 소비자심리지수와 함께 4분기 외식업의 경기전망(74.94)이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앞서 3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KPBI)는 68.91로 전분기(69.04)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외식 경영주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도출하는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초과면 '호전'으로 미만이면 '둔화'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 상황은 좀 더 두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기저효과나 추석 특수에 따른 것이 아닌 음식·숙박업 경기가 실제로 살아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몇 개월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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