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성장한 LCC 조종인력,中으로 中으로=저비용항공사(LCC)는 조종인력이 대거 중국으로 이직하면서 인력난을 맞고 있다. 올 들어 에어부산 기장 15명이 중국 항공사로의 이직을 위해 회사를 떠났다. 이는 진에어(11명)ㆍ 제주항공 (8명)ㆍ이스타항공(1명)ㆍ에어서울(1명) 등 국내 LCC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에어부산의 조종사 이직률은 부기장(3명) 보다 숙련된 기장급 조종사 19명(86%)로 집중되면서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행을 택한 기장 수는 전체 이직자(22명)의 약 68%. 에어부산의 조종사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도 동반 인력난에 빠졌다. 중국 등으로 이직한 조종사들 중 대부분이 아시아나항공에서 파견된 인력인 탓이다.
◆中가려 대형사에서 LCC로 이직..인력난 악순환=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 소속 기장 43명, 아시아나항공 소속 기장 30명이 올 들어 중국행을 택했다. 이들 이직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18~20년으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기장급 베테랑 조종사들이 대부분이다. 고액 연봉을 앞세워 국내 숙련된 기장을 대거 스카웃하는 중국 항공사들이 늘면서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구인난도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B767기 기장들이 집단적으로 이탈하자 B767기를 투입하는 일부 노선을 운휴하기로 했다. 중국 항공사들이 국내 조종사 모시기에 주력하는 이유는 자체적인 수급 불균형 탓이다. 중국은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라 매년 1200~1500명의 신규 조종사 인력이 필요하지만 해마다 양성되는 조종사 인력은 800명 수준이다. 400~700명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숙련된 기장 등 우수한 항공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보다 체계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인력유출 갈수록 심각=중국의 반도체굴기에 반도체 인력의 유출은 심각한 수준까지 왔다. 헤드헌팅업계는 현재도 중국 업체들로부터 반도체 경력직을 채용하려는 의뢰를 받고 있다.높은 연봉 뿐 아니라 어학교육비, 주택보조금, 연2회 왕복티켓과 자녀 교육비까지 지원하겠다는 조건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이직 제한 및 퇴직 임원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중소기업은 무방비상태다. 중국 기업이 자회사 등에 한국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의 방법을 쓸 경우 추후 적발도 쉽지 않다. 지난해 중국 반도체 관련 업종에 취업한 한국 인력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두뇌유출 심각에 노동의욕도 낮아..민관 대책마련해야=고급두뇌들의 중국행(行)은 한국과 중국 양국에 이해득실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는 ▲고급인력 확보▲산업 기술력 강화▲자급률 제고▲산업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우수인재와 자본을 빼앗기며 미래 선도산업에서 중국에 추월당해 산업경쟁력과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전완식 한성대 교수는 "인재들에게 애국심이나 인내심을 주장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지 오래됐고 규제를 통한 방법 또한 한계를 넘은지 오래됐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만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벤처나 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좋지만 기업의 근본이 되는 인재들의 처우 개선을 통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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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 참겠다, 한국·일본으로 떠날래"…중국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