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 철강재 만들면 뭐하나…안 써도 그만"
건축법에 내진설계에 대한 기준만 명시
내진철근 의무화 조항 없어 안써도 그만
미국은 대지진 이후 내진철근 사용 의무화 해
내진철근, 일반철근 비해 지진 충격 흡수 16~30%까지 뛰어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내 철강사들이 생산한 내진 철강재들이 법 제도 구멍 탓에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현행 건축법이 내진설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곤 있지만 내진 철강재를 의무적으로 써야한다는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20일 국회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경주와 포항지진 이후 '건물을 지을 때 지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내진 철강재를 반드시 사용해야한다'는 규제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인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측(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은 "내진강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건축법 개정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현재 건축법 개정은 내진설계 건축물 대상을 늘리는 추세로만 개정되고 있다.
지금은 내진철강재을 쓰지 않고도 내진설계 기준에 맞춰 건물을 짓는 것이 가능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진설계를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반철강 제품을 기존보다 두 배로 투입하거나 콘크리트 사용량을 늘리거나 건물을 지을 때 완충 구조물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확 늙는 나이 따로 있었다…"어쩐지 체력·근력 쭉...
철강업계는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한 이상 내진설계만으론 부족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내진용 철강, H빔, 후판 사용을 의무화 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한 철강회사가 지진 취약 지반에 있는 아파트 벽에 일반철근과 내진철근 사용 시 성능을 비교 평가한 결과, 내진철근이 지진 에너지를 16~30% 더 흡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가격은 일반 철강재 가격 보다 비싸다. 32평형 아파트 한 채 당 내진철근을 쓰면 원가가 50~60만원 정도 더 들어간다.
미국은 내진 강재 사용을 법에 명시했다. 1994년 노스리지 대지진 당시 콘크리트 구조물의 내진 설계를 강화하며 건물이나 교각 등의 특정 부분에는 내진철근을 반드시 써야한다는 규정을 넣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항 지진 이후 국내 철강사들이 내진용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수요가 없어 생산량 자체가 미미하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 내진 철강재를 반드시 쓰도록 법으로 의무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