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 이후 탈서울 가속화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서울에서 내집을 마련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는 지난 9월 1만333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21명(22.2%) 늘었다. 6월 6045명이던 서울 순유출 인구는 7월 8243명, 8월 8991명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9월에는 올 들어 처음 1만명을 넘어섰다.
서울의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데다 부동산 규제 강화로 다주택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도 힘들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5억8446만원으로 1년 전보다 4.5%(2515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값은 평균 3억8952만원으로 3.1%(1187만원) 상승했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아파트값이 평균 1억9249만원으로 1년 새 0.3%(59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달 3억8885만원으로 1년 전보다 3.0%(1114만원) 비싸졌다. 이 기간 동안 수도권은 2.2%(599만원) 오른 2억7661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지방은 0.2%(29만원) 오른 1억4248만원으로 사실상 보합세를 나타냈다.
서울에서 집을 사거나 전세를 구하려면 웬만한 직장인들로서는 월급을 한푼도 안 쓰고 꼬박 10년을 모아도 힘든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은 대출을 끼고 집을 사게 된다. 문제는 대출을 받는 일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됐다. 집이 없는 실수요자라고 해도 서울 시내 집을 사려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까지 제한된다.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서민층의 경우 규제 비율이 50%로 완화되지만 큰 차이는 없다. 이전에는 5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최대 3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서민 실수요자라도 2억5000만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나머지 2억5000만원은 직접 마련해야 하는데, 서민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주택담보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 취급 기준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 9월 3.24%로 1년 전 2.80%에서 0.44%포인트 뛰었다. 주택담보대 2억원을 받을 경우 1년에 이자만 648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원금을 더하면 상환 부담은 훨씬 더 커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4만257명이 서울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97.3%에 달하는 13만6403명이 경기도에 둥지를 튼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서울을 떠난 인구는 5만8340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는 7만9027명이 순유입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확 늙는 나이 따로 있었다…"어쩐지 체력·근력 쭉...
최근 서울 전셋값과 비슷한 가격대의 수도권 아파트 단지들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낸 것도 이런 이주 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일 청약에 들어갔던 시흥 광석동에 위치한 시흥시청역 동원로얄듀크는 총 302세대 모집에 5304명이 몰리면서 평균 17.6대1의 경쟁률로 모두 1순위 마감됐다. 시흥시청역과 연성역의 더블역세권과 전용면적 84㎡ 기준 3억9500만~4억2500만원의 비교적 합리적인 분양가가 인기를 끈 요인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가성비 좋은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수도권에 집을 마련한다면 서울 접근성이 좋고 인프라가 갖춰진 곳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