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아이들의 희망이 되겠다던 자선단체 임직원들의 기부금 128억원 횡령사건, 희귀병을 앓는 딸의 치료비를 도와달라던 어금니 아빠의 기부금 13억원 유용사건 등 선의의 기부자를 울리는 기부사기와 공익법인을 통한 편법상속 등의 부정행위 등으로 기부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공익법인에 대한 불신까지 커지고 있다.
이에 공익법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가 공익법인의 회계처리에 대한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올해 말에 제정되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우리나라 공익법인회계기준은 일본의 비영리회계와 상당히 유사하다. 1993년 미국을 시작으로 선진국들은 단일 비영리 회계기준을 제정하거나 개정해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비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제정된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가이드스타를 비롯해 비영리관계자들이 지난 10여년간 공익법인 간 회계투명성 및 법인 간 비교가능성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온 결과 지난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 시 공익법인 회계기준 근거를 준비해 공익법인회계기준 초안을 마련, 올해 9월 공익법인회계기준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정했다. 이는 앞서 7월 한국회계기준위원회에서 발표한 비영리회계기준을 포함한 것으로, 공익법인회계기준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의 공익법인 등을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다만 '의료법'에 따른 의료법인,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 등은 공익법인 회계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번 공익법인 회계기준에는 수익사업을 구분하고 처분 제약이 있는 순자산을 따로 표시하도록 하는 등 공익법인 회계 처리 및 재무제표 작성에 대한 일반적 원칙과 공익법인에 대한 특별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공익법인회계기준에 따라 공익법인 간 재무구조 비교가 가능하며 이는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건전한 기부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 제도가 빠르게 정착되고 법의 합목적성 달성을 위해서는 비영리단체 종사자들에게 충분한 교육과 회계기준 해설서 또는 작성 매뉴얼이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이 회계기준에 의해 작성된 재무보고서라도 신뢰도 문제가 남아있다. 알다시피 숫자는 왜곡이 가능하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감사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현재 외부감사의 기준인 자산 100억원 이상, 수입 30억원 이상 기준에 대한 보완을 검토해야 한다. 다음으로 2018년 개정이 예상되는 공시양식과 이 공익법인회계기준과의 정렬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 기준이 포함하지 못하고 있지만 기부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을 공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한 기부자들도 기부를 하려는 목적에 맞는 기부를 하되, 기부자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시민의 권리 없이 제도 성립과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부자들은 기부하는 단체가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인지, 기부금이 제대로 목적사업에 쓰였는지, 회계정보 등의 자료를 단체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본 후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할 경우, 기부하는 것을 재고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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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공익법인들이 관련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준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계부처들이 공익법인들의 법 준수여부를 제대로 감독해야 한다. 아울러 다시는 선의의 기부자가 엉뚱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공익법인 제도를 발전시키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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