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거림에 답할 필요 無" vs "亡言"…갈등 격화되는 국민의당
이상돈 "심정적으로 쪼개졌다"…유성엽 "적폐청산이 정치보복? 한국당이 좋아할 말"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호남 중진의원들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안 대표는 자신의 '중대 결단'을 요구한 중진의원에게 "끝까지 같이 못할 분이 있더라도 가겠다"고 마이웨이(My way)를 선언한 반면, 호남 중진의원은 이에 "망언(亡言)"이라고 되받아쳤다.
조배숙·주승용·유성엽·장병완·황주홍 의원 등 국민의당 소속 중진 국회의원 5명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조찬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안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었다. 독일·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안 대표는 앞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논란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두고 "중대 결단"을 요구한 유 의원의 글과 관련해 전날 새벽 "응당 가야할 길을 비정상으로 인식한다면, 끝까지 같이 못할 분이 있더라도 가겠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사실상 호남 중진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인 만큼, 당내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조찬 직후 취재진과 만나 "불편하면 나가라는데 이 당이 안철수 사당(私黨) 인가. 사과하기는 커녕 내 길을 갈테니 나가라는 것"이라며 "당 대표로서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유 의원은 안 대표의 발언에 "혹시 '하는 꼴이 딱 초딩(초등학생) 수준이다'라는 비난을 자초할 것이라는 것이 국민적 인식은 아닐까"라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사과 또는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안 대표와 호남권 의원들의 갈등이 심화되는 이유로는 갈수록 드러나는 '노선차이'가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차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청산, 결산은 필요하지만 정치기술로서의 적폐청산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적폐청산에 협조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유 의원은 "우리가 어떻게 자유한국당이 좋아하는 말을 하는 대표를 용인 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CPBC)에 출연해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공통분모는 과거 정권의 부패, 적폐를 정리하지 않으면 바로갈 수 없다는 인식"이라며 "최저임금 등 각종 정책을 두고는 논쟁할 수 있지만, 큰 흐름에서는 여당과 같이 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기 시작하면서 당내에서는 '심리적 분당상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 의원은 "지금 안 대표의 리더십은 상당히 추락했다고 봐야 한다. 불신이 이제는 회복할 수 없게 됐다고 본다"며 "(국민의당은) 이미 심정적으로 쪼개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바른정당 분당사태와 맞물려 정계개편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YTN에 출연해 국민의당과의 통합, 또는 일부 의원 흡수와 관련 "연말 예산정국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우리보다 의석이 많아지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는 만큼, 국회의장 선출 등에 대해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궁극적으로는 국민의당과 같은 뿌리를 두고 있기에 함께 합치는 모양새를 갖추는게 도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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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와 관련해 유 의원은 "바른정당 탈당 사태 등이 이어지며 국민은 정치권의 이합집산에 식상해 하고, 분노까지 하고 있다"며 "지금은 분당해 민주당과 연대하느니, 통합하느니 이런 것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독일·이스라엘을 방문한 안 대표는 이날 오후 6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귀국길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향한 책임론에 대해 "모든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