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최후통첩일…"Yes or No" 확답 못한 카탈루냐, 왜?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중앙정부의 ‘최후통첩일’에 맞춰 다시 대화를 요청하는 다소 불명확한 답변을 내놓은 까닭은 그만큼 현 상황이 '진퇴양난'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AP통신에 따르면 푸지데몬 수반은 이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중앙정부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분리독립 선언 강행·보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한에는 양측이 이른 시간 만나 이 문제를 2개월 간 논의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11일 라호이 총리가 "분리독립 선언 여부를 16일까지 명확히 해달라"고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한 것에 대해 직접적 답변을 피한 것이다. 푸지데몬 수반은 앞서 90% 이상의 찬성률을 얻은 독립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의 협상을 요구했으나, 오히려 예상치 못한 반격을 당한 셈이라고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푸지데몬 수반이 독립선언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 것은 두 가지 모두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푸지데몬 수반은 그간 카탈루냐 독립을 공약으로 내걸어 주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독립 선언을 포기하겠다고 답변할 경우 강경 독립파로부터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푸지데몬 수반과 그가 이끄는 카탈루냐유럽민주당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앞서 그가 독립절차 잠정 중단을 선언했을 당시에도 독립지지파들의 반발이 잇따랐었다.
분리독립 강행도 부담이다. 이미 일각에서는 카탈루냐가 분리독립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해 스페인 정부가 헌법 155조 발동 준비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헌법 155조는 자치정부가 헌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스페인의 전반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 중앙정부가 자치권회수를 비롯한 필요한 모든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회수 시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해산되고 2개월 내 새로운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등 인접국가와 국제사회도 카탈루냐 독립선언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내비치는 만큼 푸지데몬 수반으로서는 독립강행도 부담스러운 선택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카탈루냐 지역에서는 방코 사바델 등 카탈루냐에 위치한 은행,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다른 지역으로 회사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발표하면서 '엑소더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소규모 기업들의 경우 카탈루냐 독립 시 유럽연합(EU)의 관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 등을 들어 이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투자자들은 이 지역의 혼란과 함께 카탈루냐가 독립국가 됐을 때 어떤 일이 생길 지 걱정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은 사업에 좋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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