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영화 관람법, 같은 영화를 봐도 메시지는 입장 따라 제각각

영화 '남한산성'(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남한산성'(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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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영화를 국민들과 소통하는 도구로 종종 활용한다. 많은 관객이 본 영화에 공감하거나 감상평을 남기는 것이 현안에 대해 직접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것보다 파급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같은 영화를 봐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남한산성'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를 보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각각 남긴 감상을 보면 메시지는 비슷했지만 겨냥한 대상은 달랐다. 우선 박 시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하염없는 눈물과 함께 끝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얼마든지 외교적 노력으로 사전에 전쟁을 예방하고 또한 백성의 도탄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민족의 굴욕과 백성의 도륙을 초래한 자들은 역사 속의 죄인이 아닐 수 없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도자들이 잘못된 현실 판단과 무대책의 명분에 사로잡혀 임진왜란에 이어 국가적 재난을 초래한 것"이라고 썼다. 이를 두고 전 정권의 무능과 현재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강경론만을 펴는 야당의 입장을 지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홍 대표는 지난 4일 영화 '남한산성'에 대해 "나라의 힘이 약하고 군주가 무능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의 몫이 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된다. 백성의 삶이 피폐해지고 전란의 참화를 겪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무능과 신하들의 명분론 때문이다. 북핵 위기에 한국 지도자들이 새겨 봐야 할 영화라고 본다"고 페이스북에 감상평을 남겼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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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개봉한 '국제시장'도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영화에 대해 "영화에서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경례를 했다. 그렇게 해야 나라라는 소중한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이 영화 관람을 두고 논란이 일자 "영화 관람까지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논란되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했다.

[영화의 정치학]①사법 개혁, 5ㆍ18…다음은 '여성 문제'
[영화의 정치학]②'남한산성' 보고 느낀 분노, 대상은 달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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