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검찰 특수부 수준으로"…법무부, 규모 대폭 축소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자체 설치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공수처 규모를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이른바 '슈퍼 공수처' 비판에 대한 후속 조치다.
법무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수처 설치에 대한 자체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의 권고안과 국회에서 심의 중인 법안, 각계 의견 등을 검토해 법무부가 내놓은 안이다.
법무부 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처장·차장 각 1명씩을 포함해 총 검사 규모를 25명 이내로 하도록 했다. 검사 총원을 고려해 수사관 30명, 일반 직원 20명 이내 등 직원은 총 50명으로 구성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통상 부장 1명과 검사 6명으로 구성된 3개부로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공수처를 이 정도 규모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법무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른바 '슈퍼 공수처' 논란을 감안해 규모 및 권한을 조정하되, 효과적인 수사가 가능한 규모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개혁위는 처장과 차장 외에 검사 30∼50명, 수사관 50∼70명 등 수사 인력만 최대 122명에 달하는 안을 제시했다. 당시 개혁위는 "실제 공수처를 국민 열망에 맞게 실효성 있게 운영하려면 그 정도 규모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공수처 검사에게 특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과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는 것을 고려해 검사 임기제를 도입하고 연임 횟수도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처장과 차장은 임기 3년에 단임, 그 외 공수처 검사는 임기 3년에 3회 연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당초 개혁위 권고안은 공수처 검사의 경우 임기 6년에다가 연임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법무부는 공수처 검사의 기소 재량권을 통제하기 위해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불기소심사위원회'를 설치, 불기소 처분 전 사전심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또 불기소처분에 대한 재정신청 제도 운영으로 법원에 의한 사후 통제도 병행하도록 했다. 다만 충분한 객관적 혐의가 있을 때 반드시 기소해야 하는 '기소법정주의'는 채택하지 않았다.
법무부가 이날 공수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함에 따라 향후에도 공수처 규모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인섭 개혁위 위원장은 지난달 "고위 공직자의 권력형 범죄와 싸운다고 하면 정말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1심과 항소심, 대법원에서 전력을 다 해 싸워야 하는데 지난 20년간 일어난 권력형 범죄를 떠올려 보면 검사 50명으로 할 수 있을까가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공수처장이 필요하다고 판단 할 경우 검찰이나 경찰 등 관계기관에 수사기록, 증거 등 자료제출, 수사 활동 지원, 수사관 파견 요청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수처가 공수처 검사의 범죄혐의를 발견했을 때는 이 같은 사실을 관련 자료와 함께 검찰로 통보하도록 규정해 공수처와 검찰이 상호 견제 및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법무부는 "관련 법안의 국회 논의과정에서 법무부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겠다"며 "전체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정이나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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