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 1970년대 강남권 대규모 단지 첫선
대규모 단지개발 경험 향후 잠실·개포 개발 밑거름


1999년 상공에서 촬영한 반포주공1단지 일대 전경<자료:서울시>

1999년 상공에서 촬영한 반포주공1단지 일대 전경<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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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반포주공1단지는 1970년대 초반 강남권에 처음 조성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였다. 앞서 60년대부터 추진된 한강변 개발계획에 따라 이촌동ㆍ여의도에 이어 반포 일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이전까지 대한주택공사가 중산층 아파트를 지으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가다듬는 한편 단지설계 과정에서 마스터플랜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착공 한 달 전인 1971년 7월 분양하며 본격적인 사업이 공개됐는데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략적인 기틀이 이때 마련됐다는 얘기다. 주택공사 차원에서 행정지원조직이 아파트 건설사업에 함께 참여한 것도 이곳이 처음이었다. 이 같은 방식은 향후 개포나 잠실 일대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짓는 데 밑거름이 됐다.


고온수 중앙난방을 처음 적용했으며 지금은 보편화된 가로변상가도 당시로선 획기적인 시도였다. 일부 동에 선보인 복층형 아파트도 전에 볼 수 없던 아파트였다. 반포 이후 조성된 잠실 일대 아파트가 당초 소형 평형 위주로 계획됐다 중대형이 섞인 것도 이곳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반포주공 입주 후 주민들이 모여 배구대회를 했는데 작은 평형과 큰 평형 주민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위화감이 거세졌기 때문이었다.

반포 일대는 지대가 낮아 60년대까지만 해도 상습침수구역이었다. 반포(盤浦)라는 지명도 물을 받는 대야라는 뜻이 들어있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사라진 아파트지구로 지정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녹아있다. 홍수가 나 집이 잠기더라도 3층 이상 높이로 대피하면 인명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반포주공1단지가 준공되기 직전 소양강댐이 준공돼 수도권 치수능력이 개선되면서 이 같은 기우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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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1단지를 포함해 주변 지역 택지지구를 조성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한강변 개발구상에 따라 제방을 쌓고 택지를 만들어 이를 파는 '땅장사'는 서울시는 물론 건설업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이권사업으로 꼽혔다. 공유수면 매립공사라는 이 사업은 서울시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반포지구의 경우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삼부토건이 함께 했다. 이들은 당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건설사였다.


매립면허를 받은 후 경인개발이라는 회사를 세워 택지를 만들었고 주공이 이를 사들여 아파트를 지었다. 당국의 허가를 거치는 그럴듯한 모양새였지만 실상은 건설사 배를 불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건설장비가 쉬는 비수기에 하천을 막아 제방을 쌓고 쉬었다가 그 다음해 비수기에 맞춰 모래를 갖다 붙기만 하면 되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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