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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A 글로벌리포트]한류가 일류되는 아세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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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근 한국무역협회 자카르타지부 차장

김인근 한국무역협회 자카르타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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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네시아 기업인으로부터의 연락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현지 특유의 긴 안부인사로 시작해 중간에 잠깐 업무를 언급하지만 결론은 본인의 자녀가 좋아하는 한류행사 티켓을 구해 달라는 일종의'청탁'을 위한 경우가 종종 있다.

자카르타에서 3년째 개최되는 '코리안 페스티벌'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가 커지고 있고, 매년 행사가 열리는 9월은 현지 젊은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기가 되었다. 이들은 시내 곳곳에서 개최되는 공연, 전시회, 먹거리 등 일련의 K-시리즈 행사 일정에 맞춰 찾아다니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중국에서 활동하던 한국 연예인들 다수가 아세안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는데, 인도네시아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대통령의 딸을 비롯한 한류 팬덤(Fandom)들의 열기에 현지 언론도 놀라고 있다.
사실 동남아에는 한류 이전에 이미 일류(日流)가 있었다. 우리와 유사하게 일제강점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동남아인들은 일본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다. 일본의 문화, 제품 및 음식은 현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은 이미 40년 전에 '후쿠다 독트린'을 선언하고 아세안(ASEAN)의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한 구애를 계속해 왔다. 아베 총리는 취임 후 1년 만에 아세안 회원국 10곳을 모두 방문했을 정도다. 동남아 국가들이 일본에 대해 가지는 높은 관심은 아세안의 경제 가치를 일찌감치 간파하고 장기간 정성을 들여온 일본의 결실인 셈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친(親)아세안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직후 역대 정부 최초로 박원순 서울 시장을 아세안 특사로 파견한 바 있고, 오는 11월에는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ㆍ베트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필리핀) 국제회의에 참석해 아세안을 4대 외교국(미ㆍ일ㆍ중ㆍ러)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재확인시킬 예정이다.

올해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발효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아세안 FTA는 지난 10년간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 및 경제협력의 성장 동력 역할을 해왔다. 특히 포스트 차이나 생산거점이자 신흥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아세안 시장의 접근성을 높인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펴낸 '한-아세안 FTA 10년의 발자취' 보고서에 따르면 FTA 발효 이전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의 아세안에 대한 수출ㆍ수입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8.8%, 4.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역액은 지난해 기준 1,188억 달러였다. 특히 수출의 경우, 같은 기간 우리나라가 전세계에 수출한 액수의 증가율(4.3%)의 두 배를 넘게 늘어났으며, 대중국 수출증가율(6%) 보다도 높았다.
한류를 연계한 상품 수출 활성화 외에도 앞으로 우리가 아세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인프라 확충을 통한 경제협력 제고와 함께 우리의 앞선 해양조선 기술 분야를 해양 실크로드 길목에 있는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하는 방안, 전자정부 구축을 통한 투명성 제고 등 한류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진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요즘 인도네시아는 건기라서 낮 기온이 38℃를 웃도는데 시원한 소식을 기대해본다. 아세안을 우리의 진정한 파트너로 선언하는 '문재인 독트린' 뉴스를 조만간 들을 수 있다면 적도의 폭염에서 고군분투하는 기업인들에게는 단비가 되고, 한류가 '일류(日流)를 넘어선 일류(一流)'가 되도록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리라 기대한다.

김인근 한국무역협회 자카르타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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