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뉴 리더십 - 비전퀘스트 새로운 길을 걷다'
<2>'형제경영' 한국타이어 조현식ㆍ현범 사장(下)


[2017 뉴리더십-비전퀘스트]3代 이어온 자강불식 신념, 제조업 넘는 한국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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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자강불식(自强不息). '스스로 마음을 굳세게 다지며 쉬지 않고 노력해라.'

한국타이어는 지난 76년간 자강불식의 신념으로 사업을 해왔다. 1941년 동쪽 작은 나라에서 사업을 시작한 한 기업이 2016년 매출기준 세계 7위, 영업이익률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던 것은 창업주부터 이어진 끊임없는 도전정신에 답이 있었다. 회사의 미래인 3세 조현식ㆍ현범 형제는 그런 선대의 가르침으로 회사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이다.


◆회사 미래 책임질 테크노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close 증권정보 161390 KOSPI 현재가 62,600 전일대비 800 등락률 +1.29% 거래량 382,774 전일가 61,800 2026.05.15 13:22 기준 관련기사 한국타이어, 폭스바겐 '골프 8'에 '라우펜' 타이어 공급 한국타이어, 1분기 영업익 5069억원…전년比 43%↑ 한국타이어, 인피니티 '올 뉴 QX65'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 는 총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최우선에 둔 '기술의 리더십 전략'에 있다. 전 세계 5개 R&D 센터(한국ㆍ미국ㆍ독일ㆍ중국ㆍ일본)에서 각 현지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맞춤형 타이어를 개발한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성능 시험장을 보유한 스페인 이디아다(IDIADA)에 테크니컬 오피스를 건립해 실차 계측 분야와 프리미엄 자동차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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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완공 1주년을 맞는 중앙연구소 테크노돔이 R&D 역량 강화의 핵심기지다. 총 투자비 2664억원이 들어간 이 연구소는 애플 사옥을 지은 것으로 유명한 '포스터앤드파트너스'가 설계했다. 국내 건축물로는 최초다. 글로벌 타이어기업 못지않게 실제 상황과 동일한 가상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등 최첨단 설비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선 전에 없던 미래형 타이어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직원이 역량을 쏟고 있다. 개발 초기지만 속속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미래형 콘셉트 타이어 '플렉스업' 등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DEA 디자인 어워드 2017'에서 수상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테크노돔 건축은 현식ㆍ현범 형제의 머리에서 나왔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론 회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R&D에 매달릴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는 데 형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타이어는 테크노돔 개발을 통해 '퀄리티 레벌업'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까지 글로벌 5대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각오다. 지난해 완공식 행사에서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테크노돔에서 모든 혁신이 실현될 것"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고(故) 조홍제 전 효성물산 회장(효성 창업주)

고(故) 조홍제 전 효성물산 회장(효성 창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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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의 혜안, 韓 타이어산업 눈떠= 현식ㆍ현범 형제의 도전 DNA는 창업주와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았다.


한국타이어의 역사는 1941년 일본 타이어회사 브리지스톤이 조선다이아공업을 서울 영등포에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몇 년 후 6ㆍ25전쟁이 터지면서 회사는 무너졌고 이를 정비한 것은 한국인 사업가 강경옥이었다. 그는 1955년 공장 설비를 임대해 회사 이름을 한국다이아제조로 바꾸고 공장을 추슬러 1958년 다시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재기는 쉽지 않았다. 수요가 급격히 줄고 원재료 수급난까지 겹치면서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닥쳤다. 이때 등장해 회사를 일으킨 인물이 고(故) 조홍제 전 효성물산 회장(효성 창업주)이다. 1962년 효성물산을 이끌 새로운 사업을 찾던 조 회장이 타이어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손을 뻗은 것이다.


조 회장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경제개발 붐을 타고 회사는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하며 기틀을 닦았다. 전국에 고속도로가 건설되며 차량 수요가 늘었고 덕분에 타이어산업도 성장했다. 1968년 2월 한국타이어제조로 상호를 변경하고 12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1969년엔 국내 최초로 겨울용 타이어, 1970년엔 튜브리스(Tubeless) 타이어를 개발하며 국내 타이어산업의 본격적인 태동을 알렸다.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앞줄 좌측)이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앞줄 우측)에게 십자공로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앞줄 좌측)이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앞줄 우측)에게 십자공로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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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안주하지 마라= 창업주는 197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아들 3명에게 평생 마음에 담아둘 문구를 하나씩 줬다.


장남 조석래 전 효성 회장에게는 '덕을 숭상하면 사업이 번창한다'는 뜻의 숭덕광업(崇德廣業)이라는 글귀를 줬다.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에게는 '스스로 힘써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한다'는 뜻의 자강불식이라는 문구를 건넸다. 삼남 조욱래 전 효성기계 회장은 '항상 재난에 대비하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을 받았다.


소탈하고 꼼꼼한 성격의 조양래 회장은 자강불식이 한국타이어에 딱 어울리는 문구라 느꼈고 이후 이 정신을 아들과 전 직원에게 심는 데 힘썼다.


한국타이어는 1980년대 들어 한 단계 성장했다. 낮은 환율, 저유가, 저금리 등 세계 경제 호황과 함께 컸다. 조양래 회장은 투자를 늘려 세계로 뻗어나갔다. 1981년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이듬해 대전 기술연구소를 세우면서 본격적인 R&D 기틀을 세웠다. 회사는 해외 지사 네트워크를 18개로 확대했다.


1990년대 들어 중국의 개방화에 맞춰 진출을 선언한 조양래 회장의 승부수는 회사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던 계기였다. 1994년 한국타이어 임직원들은 시장 가능성을 탐색해보기 위해 중국을 찾았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수많은 중국인을 보고 언젠가 그들이 자동차를 모는 날이 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진출을 타진했고 결국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현지에 공장을 설립한 최초의 외국계 타이어업체가 됐다.


중국의 민심을 얻는 데 성공한 한국타이어는 국가주석이 직접 찾을 정도로 큰 기업이 됐다. 2004년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이 한국타이어 자싱 공장을 방문했다. 2003년 주석 취임 이후 처음으로 들른 외자기업이 한국타이어였다. 후 주석에 두어 달 앞서서는 시진핑 현 국가주석이 당시 저장성 당서기 신분으로 자싱 공장을 찾았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조현식 사장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조현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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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을 넘어야 산다= 내년부터 한국타이어 유통 매장인 티스테이션에서 한국타이어, 브리지스톤, 미쉐린 등 다양한 브랜드의 타이어를 살 수 있게 된다. 홈페이지에서 가격을 조회하고 가장 가까운 티스테이션 매장으로 제품을 주문, 그곳에서 제품을 찾으면 된다. 차량점검 서비스는 물론 기본이다.


현식ㆍ현범 형제는 미래 먹거리 분야로 타이어 유통업에 꽂혔다. 형제는 이르면 내년부터 티스테이션이 타이어 판매, 정비, 교체 등 원스톱 차량서비스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그림을 그린다. 형제는 유통사업 전략을 실현시키기 위해 올해 초 호주 타이어 유통점인 작스타이어즈를 인수하고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을 티스테이션에 심고 있다.


첨병도 꾸렸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유통사업 확대를 위해 조직을 정비했다.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한국지역본부 리테일 담당 부문을 유통사업본부로 격상시켰다. 신설된 유통사업본부는 국내 560여개 티스테이션 매장의 서비스 표준화 작업과 글로벌 유통채널 관리를 총괄하게 된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OO & CSFO 조현범 사장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OO & CSFO 조현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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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가 유통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 타이어업체들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사업을 십(10)으로 본다면 기존 타이어 브랜드들은 일(1)부터 시작해 지금의 단계가 됐는데, 최근 중국 기업들의 모습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중간 이후 부터 시작해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글로벌 타이어시장 상위 75개 업체 중 중국 회사는 34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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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유통사업을 강화해 비(非)타이어 부문 매출을 2020년까지 현재 1조원에서 2조원대로 2배 이상 키운다는 목표다.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매출액은 약 6조6000억원으로 이 중 비타이어 부문의 매출 비중을 30%대로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시장에서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론 유통 네트워크와 프리미엄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데 힘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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