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울시 전 美 CIA 국장 VOA와 회견 중 밝혀…"ICBM보다 치명적"
울시 전 국장은 15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신 위성 탑재 핵무기 폭발로 미국의 사회기반시설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의회 EMP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위성 핵탄두 한 발이면 미 국가전력망과 핵심 기간시설들이 1년 이상 마비돼 미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기아ㆍ질병ㆍ사회붕괴 때문에 목숨을 잃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울시 전 국장은 "북한에 ICBM 능력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모두 완전히 갖춰지진 못했을지라도 핵무기 탑재 인공위성으로 지구를 하루에 몇 바퀴씩 돌게 만들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EMP 공격력을 갖췄다고 보는 것이다.
1ㆍ2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하고 현재 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수석 고문으로 활동 중인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도 지난 11일 북한의 EMP 공격 역량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울시 전 국장은 "어떤 제재에도 겁먹지 않겠다는 의지를 적극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력한 핵 보유국이니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것만이 김씨 일가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외교로 풀겠다면서도 군사옵션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는 것은 당장 다른 방법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울시 전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 확대로 북한을 외교적ㆍ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 애쓰고 있으나 북핵 프로그램 저지라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남는 건 중국 뿐이다. 그는 "중국과 협력해 중국을 더 강력한 대북 제재와 태도로 유도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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