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 "브랜드·품질 관리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과거 보따리상 줄어들자 수출 늘어나기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보따리상(代工ㆍ따이공)들의 무분별한 구매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며 구매 수량 제한을 축소한 것과 관련해 관광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 후 중국의 보복조치로 가뜩이나 어려운 관광업계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구매제한 조치를 취한 화장품 업계는 브랜드 방어를 위해 취할 수밖에 없었던 조치로, 결국에는 수출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관광업계 한 종사자도 "지금 그래야 했는지는 의문"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을 한 명이라도 더 올 수 있도록 유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시점에서 이번 조치는 의아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중국 현지 시장에 이미 진출한 상황에서 보따리상으로 인해 브랜드와 가격 구조가 왜곡됐다는 것이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면세점을 통해 구매한 따이공 상품도 있지만 이른바 짝퉁이 이들 판매 제품에 섞이더라도 막아설 수 없기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저희 제품인 줄 알고 가품(짝퉁)을 사거나, 부작용 등을 호소하는 일들이 있는데 비정상경로가 성장했기 때문"이라며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판매한 제품이어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도 설명한다. 업체 관계자는 "당장 눈앞에 영업에 보탬이 되는 것만 생각하면 성과가 좋을 수 있지만, 브랜드 측면에서 보면 '저 브랜드는 정가를 주고 살 필요없다'고 생각하면 고객이 외면하게 된다"면서 "고객들이 최소한의 수량을 판매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과거 따이공이 사라지자 수출이 활기를 띠었던 전례 등이 있다.
지나친 확대해석도 경계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량 제한은 예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최근 새로운 일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면서 "그동안 탄력적으로 했는데,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보다 적을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매수량 제한의 단기적 손실과 장기적 이득은 시간이 지나야 판단할 수 있다"면서 "이번 조치를 통해 수출이 보다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