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한령으로 입국자는 여전히 반토막, 외국인 구매액은 급증
점점 구매액 커지는 보따리상…7월 외국인 1인당 평균 매출 74만원

국내 면세점 매출 및 이용객 수 현황(자료=한국면세점협회)

국내 면세점 매출 및 이용객 수 현황(자료=한국면세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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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반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한 가운데, 중국인 전문 소매상인들의 손이 커지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이나 잡화 등 면세품에 대한 수요는 유지되는 가운데,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금한령(禁韓令)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다.


2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면세점업체들의 매출은 9억8255만달러로 9억535만달러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8.5%가량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1.8% 소폭 개선됐다.

이 기간 내국인 263만여명, 외국인 105만명 등이 면세점을 이용했으며 각각 2억8884만달러, 6억9371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 수와 매출이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사람 수는 절반(-45%) 가까이 줄었는데 금액은 오히려 8.8% 뛰었다.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본점에 긴 대기줄이 서 있다.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본점에 긴 대기줄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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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중국인 전문 소매상, 일명 보따리상(代購ㆍ다이거우)들의 구매 급증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에서 한국 단체여행상품이 금지되고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급속히 확산한 지난 3월 이후부터 외국인 관광객 1인당 국내 면세점 평균 구매액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평균 421달러(약 47만6000원) 수준이던 구매액은 7월 기준 654달러(약 74만원)로 60%가량 늘었다. 구매력이 좋은 중동지역 관광객 등이 유입된 영향도 있지만 이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미미해 큰 의미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3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이후부터 서울 시내면세점에 이른 아침부터 긴 대기줄이 늘어서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7월의 경우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28만1263만명으로 전년 대비 69.3% 급감했다. 그러나 각 서울 시내면세점에는 오픈 전부터 중국어를 사용하는 대기자들이 수백 명씩 줄을 선다. 대부분 전문 보따리상이다.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본점에 긴 대기줄이 서 있다.

23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본점에 긴 대기줄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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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에서 20여명 단위로 팀을 이뤄 입국하는 이들은 브랜드마다 1일 면세점별(지점별) 구매 수량 제한이 있다는 점을 미리 파악하고, 수량 확보에 나서기 위해 서둘러 줄을 선다. 대부분의 물건은 홍콩 등으로 가지고 들어가 일부는 현지에서 판매하고, 중국 본토와 대만 등지에서도 재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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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 중국인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던 보따리상들의 구매 규모는 8월 현재 90% 수준까지 늘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매출 가운데 80~90%는 보따리상 매출"이라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음에도 면세점 매출이 증가한 것은 보따리상이 크게 늘어났다는 의미"라며 "화장품업계가 보따리상 제재를 완화해 구매 물량을 늘린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면세점 객단가를 높인 것은 상당 부분이 '구매대행' 혹은 '보따리상' 매출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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