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례 재조명…'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

12일 오후 240번 버스가 서울 광진구 건대역 정류장에 정차해 승객을 태우고 있다.

12일 오후 240번 버스가 서울 광진구 건대역 정류장에 정차해 승객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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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온라인 마녀사냥'의 폐해가 또 다시 사회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지난 12일 아이를 홀로 정류장에 내려놓고 출발했다는 온라인의 글로 급격히 확산된 '서울시 240번 버스 논란'이 결국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면서부터다. 이에 유사한 형태의 피해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15일 최근 논란이 불거졌던 240번 버스 기사를 향한 온라인상의 비난 여론은 잠잠해지고 있고 처음 글을 올렸던 네티즌도 기존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서울시의 조사 결과 논란의 중심이었던 버스기사의 유기 방조 혐의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사건 당시 찍힌 폐쇄회로 TV 장면이 결정적이었다. 당초 퍼졌던 제보 내용과 달리 버스 기사는 아이가 내린 정류장에서 16초간 정차했다가 출발했고 뒤늦게 아이가 없어진 것을 확인한 엄마가 하차를 요구했을 때는 이미 버스가 3차로에 진입한 상태였다.


하지만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기 전 네티즌들의 비난과 폭언, 욕설의 뭇매를 맞은 버스 기사는 현재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240번 버스 논란'과 비슷한 과거 사례까지 다시 입에 오르내리며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과거의 유사 사례는 '채선당 임산부 사건'이 있다. 해당 가맹점을 폐점으로 이어지게 만든 온라인 마녀사냥의 대표적 피해사례로 꼽힌다. 이 사건은 2012년 해당 음식점에서 종업원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임산부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불거졌었다.


사건은 일파만파 확산됐고 글에서 지목된 식당 종업원은 사람들의 온갖 질타와 비난 및 인신공격을 받아야 했다. 결국 회사 측에서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가맹점을 폐쇄하는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경찰이 폐쇄회로 TV를 확인한 결과 임산부의 주장과는 달리 종업원이 임산부의 배를 발로 차는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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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서울에 위치한 한 대형서점 푸드코트에서도 자신의 아이에게 된장국물을 쏟아 2도 화상을 입히고 도망간 중년여성을 찾아달라는 한 아이엄마의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화상을 입은 아이의 얼굴도 공개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국물녀 신상털기'라며 한 중년여성의 신상 정보를 온라인상에 무더기로 퍼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폐쇄회로 TV 확인 결과 사실과 달랐다.


정확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전해 이미 온갖 폭언과 욕설을 들으며 화상테러범으로 낙인찍혔던 해당 중년 여성이 경찰에 자진 출두해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며 화상 치료를 받고 있던 중이라고 밝힌 뒤 사건은 일단락됐다.


디지털뉴스부 최희영 기자 nv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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