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열풍, 결국 쪽박엔딩
최근 2년 수익률 -9%대 기록
해외 펀드는 상대적으로 선전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대체투자 열풍으로 인기를 끌었던 국내 부동산펀드의 수익률이 곤두박질 치고있다. 새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부동산펀드의 연초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수익률은 -16.50%로 전체 유형별 펀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부동산펀드는 초저금리 시대에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수익률이 바닥을 기자 대체투자 열풍으로 몇 년 새 크게 흥행했으나 정작 성과는 매년 빨간불이다. 최근 1ㆍ2ㆍ3년 수익률은 각각 -14.19%, -9.63%, -9.84%를 기록했다.
다만 유형별로는 수익률에 큰 차이가 났다. 모인 투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해 그곳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인 '임대펀드'는 연초 이후 -1.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1ㆍ2ㆍ3년 수익률은 각각 0.55%, 69.51%, 84.13%로 우수했다. 반면 건설사나 시행사에 자금을 빌려줘 수익을 취하는 '대출채권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 -29.92%로 참패했고 최근 3년간에도 비슷한 성적을 냈다. 전ㆍ월세 상승에 따른 임대시장 과열과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시장 후퇴의 단면이 펀드 수익률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투자신탁 3 ClassC1'은 연초 이후 -76.89% 수익률로 전체 국내 부동산펀드 중 가장 부진했다. 이 펀드는 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운용해왔다.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 '파이랜드'의 PF 대출 채권에 투자했지만 개발 사업이 좌초되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골든브릿지특별자산 8'은 연초 이후 -0.02%, 1ㆍ2ㆍ3년으로 넓혀보면 -75%의 수익률로 벌써 투자금의 4분의 3 이상 증발했다. 펀드가 투자한 롯데건설 캐슬 스파월드 개발사업의 분양 중단으로 피해 규모가 커졌다.
일반적으로 부동산펀드는 자금을 끌어 모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모보다 블라인드형식의 사모펀드가 더 많다. 또 대부분 5~7년 만기 후 상환받는 폐쇄형 구조라 알려지지 않은 펀드 손실액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될 경우 펀드 손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하기도 했다.
증권사 한 건설담당 연구원은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 여파로 PF대출이 예전만큼 수익이나 성장성을 보장해 주지 못할 것"이라며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부동산펀드는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0.09%로 좋은 성과는 나고 있지 않지만 1ㆍ2ㆍ3ㆍ5년 수익률은 각각 4.17%, 11.24%, 9.62%, 24.39%로 우수하다. 해외 부동산펀드는 직접 해외 실물 부동산에 투자하는 '직접투자형'과 해외 리츠상품에 투자하는 '재간접투자형'으로 나뉘는데 두 상품 모두 비교적 고른 수익을 내고있다. 펀드에도 벌써 연초 이후 4100억원이 순유입되며 국내 부동산펀드에 4배 이상 앞섰다.
개별펀드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미국리츠부동산자투자신탁 1(파생재간접형)종류F'가 연초 이후 4.57% 수익률로 1위를 기록중이다. 이 상품은 글로벌 리츠에 재간접으로 투자한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KINDEX다우존스미국리츠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파생형)(합성 H)'이 수익률 8.3%로 1위를 차지했다.
판매사와 운용사들도 해외 부동산펀드 상품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한화운용과 미래에셋운용, 하나자산운용 등이 신규 해외 부동산펀드를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8일 처음으로 일본 오피스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도쿄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 1호'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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